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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동유럽, 독일)

독일의 로텐부르크에서

by blondjenny 2013. 7. 24.

 

아우스부르크를 떠나 로만틱가도를 따라 로텐부르크로 향했습니다. '알프스를 넘어 로마로 가는 길'이라는

뜻의 로만틱가도는 뷔르츠부루크를 출발해 퓌센에서 종지부를 찍는 350km의 길을 말합니다. 특히 로텐부르크는

로만틱가도의 시작점이자 '중세의 보석'이라 일컬어질 만큼 중세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정식

명칭은 '로텐부르크 오프 데어 타우버'라고 하는데 '타우버 강 위쪽에 있는 로텐부르크'라는 뜻이며, 줄여서

'로텐부르크'라고 합니다. 로텐부르크는 남부 독일 바이에른 주에 속한 도시이며, 뷔르츠부르크에서 퓌센에

이르는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뷔르츠부르크에서 로텐부르크까지는 약 1시간 조금 넘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입니다. 이 도시는 제 2차 세계대전 때 도시의 절반 가량이 파괴되었으나 지금은 거의 복구

되었습니다. 12세기에 축조된 옛 성벽으로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나뉘는데 구시가지에는 전통적인 독일의

건축 양식을 그대로 간직한 수많은 건축물들이 있어 볼거리가 풍성합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연간 100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로텐부르크는 14-15세기에 전성기를 맞이하였고, 17세기에 틸리 장군이 이끄는 카톨릭 동맹군에 함락

되면서 쇠퇴기를 맞이하였습니다. 그 당시 틸리 장군이 3.25리터 이상의 와인을 단숨에 들이키면 도시를

구해주겠다는 제안을 했고, 시장이 직접 나서서 3,25리터의 와인을 단숨에 마셔 도시를 구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도시를 구한 시장을 기리기 위해오전 11기부터 오후 5시까지 매 시각 정시가 

되면 시의회 연회관 건물 시계탑에 설치된 `마이스터트룽크'라는 인형으로 만들어진 적군 장군과 시장이

나와 술 마시는 장면을 재연하고, 이 장면을 보기 위해 마르크트 광장을 중심으로 수많은 관광객들로

붐빕니다.  우리도 다른 관광객들 틈에 끼어 이 장면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프라하의 천문시계를 볼

때와 비슷하지만 규모가 조금 작더군요.

 

이곳에서 자유시간을 주어 조금 여유롭게 도시를 둘러보았는데 성 야곱교회를 비롯해 도시 전체가 얼마나

예쁜지 사진기의 셔터가 쉴 틈이 없었습니다.  발길 닿는 곳곳 마다 중세풍 건물과 베란다의 꽃들,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특이한 주물 간판들, 개성이 넘치는 상점들로 마음이 흥분되고, 즐거워져 여행 막바지의

피로도 다 잊었습니다.  우리는 이곳의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위 사진은 마르크트 광장의 시청사(왼쪽)와 시계탑(정면) 건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