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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발칸 1)

보스니아 메주고리예의 기억

by blondjenny 2014. 8. 3.

 

모스타르를 떠나 1시간 정도 걸려 성모발현지인 메주고리예에 도착하였습니다. 저는 기독교 신자도 아니고,

가톨릭 신자도 아니어서 이런 성지에 간다는 건 생각도 안 해봤는데 이 패키지 여행에 일정이 들어있어 우연히

가게 되었습니다. 가이드에 의하면 이곳은 원래 성지순례에 들어가는 코스인데 이번 여행 스케쥴에 들어가 있는

게 특이하다는 설명였습니다.

 

메주고리예는 슬라브어로 '산과 산 사이의 지역'이란 뜻인데, 실제 해발 200m 높이에 위치해있습니다.1981년 6월, 

6명의 아이들이 마을 외곽의 크로니카라는 언덕 위에서 성모 마리아를 보았다고 하여 세계적인관심을 끌게 되었습니다. 

 그 후 15년 동안 5,000회 이상 발현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규모는 작지만 여러 가지 기적이라든지, 초자연 현상이 

수 없이 계속되고 목격되었습니다. 바티칸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2010년부터 직접 개입하여 

조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1981년 이후부터 세계 각지에서 2,500만 명이 넘는 순례객들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성 야고보 성당에서는 본당 신자들과 순례객들이 거의 하루 종일 시간 별로 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성당 뒤 편에는 

야외 기도처가 있어 세계 각국에서 온 평균 20여 명의 사제들이 저녁 미사를 공동 집전하며 저녁 기도와 미사, 

성시간이 장장 3시간이 넘게 행해집니다. 미사에 참석한 사제는 자기 나라말로 복음서를 낭독하는데 우리가 갔을 

때도 한국말이 나와 깜짝 놀랐었지요. 너무 많은 분들이 미사에 참석을 하고 있어 이 또한 신기했습니다.

 

도착하니 이미 해가 기울어 사방이 밝지는 않았습니다. 성당 옆으로 아주 큰 예수님 상이 서있었는데 석양 때문에 

예수님 얼굴이 잘 보이게 찍지 못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예수님 다리 한 곳에서 성수가 아주 조금씩 흘러나와 그것을 

수건에 받아 아픈 곳에 대면 치유된다는 얘기가 있어, 많은 분들이 줄을 서서 성수를 받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받아 갔는지 다리 부분이 반짝반짝 빛이 났습니다. 저는 원래 신자도 아니고, 줄도 길어 그 줄에는 서지 않고, 

주변 사진을 찍었습니다. 혹시 그분들께 방해가 되는 건 아닌지 조심스러웠지요. 내려오는 길에 많은 기념품 점이 

있었는데 성모 마리아 상이나 묵주 같은 종교적인 물건들이 많았습니다. 여러 곳을 여행했지만 이곳은 제게 참으로 

특이한 경험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