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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이태리)

피렌체의 아름다움에 대해

by blondjenny 2018. 6. 18.


앞서 말씀 드린 대로 피렌체는 제가 젊었을 때 가장 먼저 접한 유럽의 도시이고, 가장 여러 번 방문한 
도시라 비교적 골목길까지 소상히 알고 있던 가장 애정이 가는 도시입니다.  그런 곳을 다시 보게 되니 
마치 아름다운 고향에 온 듯 반가웠습니다.  도시 자체가 그리 크지 않아 몇 번 방문 하다 보면 길이 
훤하게 됩니다.  다만 좁은 골목길이 비슷비슷 해서 처음 가는 사람들은 헷갈리기 쉽습니다.

로마에서 북서쪽으로 약 230㎞ 떨어져 있는 이 도시는 BC1세기 경 로마의 군사 식민지에서 비롯된 
곳으로 14-16세기에는 예술을 비롯하여 상업, 금융, 학문 등의 분야에서 높은 위치를 점했습니다. 

관광업이 도시 경제활동의 기반을 이루고 있으며, 전통적인 수공예품인 유리제품과 도자기, 귀금속

제품, 가죽제품, 예술 복제품, 고급 의류와 구두 등의 제조업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중 

폰테 베키오 다리는 금·은 세공인, 보석상들이 모여 있는 상업 요지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15세기 무렵 과학과 사회의 발달과 함께 시대가 바뀌면서 옛 그리스와 로마의 

예술과 문학, 사상의 정신을 되살리려는 움직임이 이태리를 중심으로 일어나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르네상스입니다.  피렌체는 그 르네상스의 중심 도시였습니다.  이곳을 무대로 활발히 활동

했던 천재들을 통해 이 도시의 탁월함을 엿볼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인물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브루넬레스키, 단테, 보티첼리, 라파엘로, 마키아벨리, 갈릴레오 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유명한 예술가들이 많이 탄생한 배경에는 당시 피렌체의 세력가였던 메디치 가문의 적극적인 

후원이 있었습니다.  열세 살의 미켈란젤로의 재능을 발견하고 조각 공부를 시켰으며, 라파엘로를 

후원해서 그의 천재성을 마음껏 발휘하도록 했습니다.  르네상스를 빛냈던 많은 화가와 건축가 대부분 

메디치 가문의 후원을 받았습니다.  빛나는 예술가를 알아볼 수 있는 뛰어난 안목도 예술을 꽃 피우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탈리아는 큰 도시마다 두오모가 있지만 꽃의 성모 교회라고 불리는 피렌체의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두오모는 특별한 데가 있습니다.  신을 만나겠다면서 끝없이 하늘을 찌르는 날카로운 뾰족 첨탑이 

아니고 팔각형의 짙은 분홍색 지붕에 하얀 대리석 띠를 두른 모습이 초기 르네상스의 분위기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오모를 마주하고 있는 세례당 건물도 눈길을 끕니다.  고대 로마의 신전 터에

5-11세기 무렵에 산 조반니에 의해 지어진 이 건물에서 '신곡'의 작가 단테도 세례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로렌초 기베르티라는 건축가가 만든 세례당 동쪽 청동문은 성서의 장면들이 10개의 조각으로 

나뉘어 있는데 워낙 정교하고 아름다워 미켈란젤로가 ‘천국의 문’이라고 극찬했답니다.  


프레스코로 장식된 교회들 가운데에는 르네상스 양식 건축물의 훌륭한 본보기로 꼽힐 만한 것들이 많습니다. 

조르조 바사리가 설계한 우피치 미술관은 이 도시의 미술관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으로 프랑스, 네덜란드, 

플랑드르, 독일의 유명한 대작들과 더불어 이태리 르네상스 시대 그림들이 소장 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 

특히 르네상스 시대 그림의 수집 수준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납니다.  우피치를 관람하는데 약 20,000원 

정도의 입장료를 내야 하지만, 매월 첫째 일요일에는 입장료가 무료입니다.  저도 피렌체 자주 다닐 때 

이런 무료 입장의 기회를 얻어 관람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줄을 길게 서야 합니다.  이렇게 이야기가 

많고 아름다운 역사적인 도시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위 사진은 쿠폴라가 있는 두오모 대 성당입니다.  성당은 크고 골목길은 좁아 한 장에 담기가 어려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