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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일본)

텐만궁에서

by blondjenny 2012. 5. 3.

 

 

텐만궁은 우사신궁과는 건물 외관의 색깔부터 달랐습니다.  화려하기 보다는 무게 감과 세월이 한꺼번에

느껴졌습니다.  역시 손을 씻고 몸을 정갈히 한 후 본전으로 향했습니다.  이곳에 모셔진 학문의 신 스가와라 미치자네는 평민 출신이지만 헤이안 시대의 학자로 우대신을 지내다가 이곳으로 좌천을 온 후 병사하였는데, 그의 시신을 옮기던 소가 지금의 텐만궁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아 할 수 없이 그 곳에 그를 묻고 텐만궁을

지었다는 전설은 유명합니다.  이곳의 본전은 국가의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며 연중 많은 참배객들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신사 입구에는 그 전설을 전하는 청동으로 만든 소가 있고, 소의 뿔을 문지르면 시험에

합격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일본에서도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은 소원을 빌기 위해 수험기간에는 많은

인파가 몰리기도 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소를 쓰다듬었는지 소의 뿔과 얼굴 부분이 노랗게

벗겨졌더군요.  또한 이른 봄에는 만개한 매화구경도 큰 볼거리입니다.

 

본격적인 관람에 앞서 말씀 드린 대로 텐만궁 옆의 식당에서 일본식 전통 식사를 하고 가기로 했습니다. 

식사에는 일본식 우동과 떡이 나왔는데 맛있게 먹긴 했지만, 나중에 메뉴 판을 보니 각자 주문해서 먹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가이드가 요구했더군요.  당연히 그 식당에서 가이드에게 주는 커미션이 또 있겠지만

속았다는 기분이 들어 그 뒤론 가이드 얼굴 보기가 찝찝했습니다. 

 

식사를 하고 나니 한결 발걸음이 가벼워서 찬찬히 관람을 하고 사진도 찍고 했는데 어머니 친구 분이 

다리가 아프시니 먼저 내려가서 입구에서 기다리겠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좀더 머물며 제를 지내는 

것도 보고 사진도 더 찍고 내려갔는데 입구에 그 분이 보이질 않는 겁니다.  저는 가이드에게 연락을 

하고 다시 식당까지 올라갔는데 그곳에도 안 계셔서 헐레벌떡 내려오는데 중간에 가이드를 만났습니다.  

가이드 말이 찾았으니 버스로 가자고 해서 더위에 땀을 흘려 벌개진 얼굴로 버스로 돌아왔습니다.  

그 분은 우리가 버스로 올 거라 생각해서 입구에서 기다리지 않고 바로 버스까지 가신 모양입니다.  

저를 보시자 더위에 고생했다며 너무 미안해하셨습니다.  아무튼 찾았으니 다행인데 노인 분을 모시고 

온 저로서는 그 순간 정말 놀랬습니다.


*위 사진은 궁 입구에 놓인 바로 그 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