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멘을 새롭게 바라보다
독일 방문 중에 시간적 여유가 생겨 지인의 권유 대로 브레멘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브레멘은
함부르크에서 기차로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입니다. 어려서 읽은 그림 형제의 동화
'브레멘 음악대'가 유명해서 가보고 싶었습니다. 이 동화는 네 마리의 동물이 브레멘에서 음악가가
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림 형제의 동화 속 주인공인 당나귀, 개, 고양이, 닭이 탑처럼 쌓여 있는
조형물은 브레멘에서 가장 인기 있는 포토존입니다. 동상의 당나귀 앞발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속설이 있어 많은 관광객이 몰려듭니다.
브레멘은 독일 최대 항구 중의 하나로서 역동적인 독일 도시이자 유럽 북부의 주요 공업
도시입니다. 브레멘은 북쪽으로 60㎞ 정도 떨어진 브레머하펜 항구와 함께 독일의 주 가운데 가장
작은 브레멘 주를 이루고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매우 중요한 지역입니다.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자치
공화국으로서 1815년 독일 연방에, 1817년 재편성된 독일 제국에 합류했습니다. 항만 시설의 확장
및 제조업 발달과 1888년의 독일 관세 동맹 가입으로, 세계 교역과 운송의 선두자로서 경제적으로
중요합니다. 1358년 신흥도시 상인 계급들의 경제적, 정치적 연합인 한자 동맹에 가입한 후 이곳의
영향력은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베저 강 양변에 견고하게 요새화 된 위치를 차지하고 제국 자유
도시로 알려지게 된 브레멘은 '30년 전쟁'(1618-48)에서 독립을 지켰고, 후에 스웨덴인과 하노버인의
침공을 물리쳤습니다. 제 2차 세계대전 때 주택의 69%가 파괴되는 심한 폭격을 받았지만, 넓은
공원과 늘어나는 교통량을 수용할 수 있도록 복구되었습니다.
20세기 후반의 브레멘 시에는 중세와 현대 건축이 흥미롭게 혼합되어 있습니다. 이 시의 중심으로
복구된 옛 도시의 두드러진 특징들로는 11세기 성당이 있는 유명한 마르크트 광장, 르네상스식 건물
정면을 가진 고딕식 시청, 시장권과 제국의 사법권을 상징하는 롤란트 상(1404), 그림같이 아름답게
줄지어 있는 박공으로 만든 옛 주택들, 현대식 의회 등이 있습니다. 이 마르크트 광장은 고딕 양식의
화려한 시청사와 함께 도시의 랜드마크로 꼽힙니다. 브레멘 시청사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아름다운 건축미와 역사적 가치를 자랑합니다.
브레멘을 방문한 날 너무 더워서 땀을 뻘뻘 흘리며 다녔습니다. 그래서 시청 지하 카페에서 찬 맥주도
마시고 그늘을 찾아 다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럼 브레멘으로 떠나 볼까요?
*위 사진은 동화 속 네 마리 동물 동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