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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중남미)

따스꼬를 보고

by blondjenny 2009. 11. 24.

 

 

어느 듯 방학도 끝나가고 미국으로 돌아가야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아 멕시코시티에서 멀지 않은 곳을
한 군데 더 구경하기로 하고 주변에 물으니 따스꼬를 추천하더군요. 따스꼬는 멕시코시티에서 남쪽으로
2시간- 2시간 30분 가량 소요되는 거리에 위치한 은광도시입니다. 해발 1800m의 산중턱에 자리잡은 이
도시는 멕시코에서 가장 오래된 식민지도시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식민지시대의 면모를 그대로 간직한
시가지는 정부에서 보호하고 있으며, 새로운 건축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 도시는 멕시코 정복자
에르난 꼬르떼스가 1524년에 이곳에서 은광맥을 발견하여 도시가 형성되기 시작했고, 약 200년 뒤인
1716년 프랑스 사람 보르다가 은의 대광맥을 발견하여 지금의 도시로 발전하였습니다. 그러나 은광맥이
끊어지자 도시도 쇠퇴하였고, 그후 1931년 미국 사람 윌리엄 스트라틀링이 이곳에 공방을 설립하고
참신한 디자인과 기술혁신, 기능공 육성 등으로 은세공의 메카로 발전하였습니다. 은제품, 보석,
민예품 등이 알려져 있고, 광업도 활발하며, 목화, 커피, 잎담배, 곡물 등의 농산물도 산출됩니다.

따스꼬는 멕시코의 또 다른 은광도시인 과나후아또와 달리 길들이 더 오밀조밀하고 아기자기합니다.
산중턱에 걸쳐 만들어진 도시이기때문에, 외견상 작지 않은 도시 규모와 달리 실제 돌아다녀보면 그다지
큰 도시는 아닙니다. 좁은 골목길들이 미로같이 뚫려있고 주변의 주택이나 상점들은 흰색이 대부분이라
마치 그리스 산토리니를 연상시킵니다. 골목길에서 마주오는 차라도 만나면 옆의 담벼락에 몸을 갖다
붙여야 할 정도로 길이 좁습니다. 우리는 이 도시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어릴 적 소꿉장난하는 느낌이랄까,
아늑하고 뭔가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할 것 같은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따스꼬 시내의 주요 관광지는
전부가 소깔로 즉 광장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소깔로의 메인 건물인 산타 프리스까 성당, 은세공
박물관, 작지만 분위기있는 보르다 공원, 각종 은제품 상점 등 크지는 않지만 독특한 분위기로 관광객들이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보르다 광장에 있는 따스꼬의 대표적 건물인 산타 프리스까 성당은 붉은색의 돌과
바로크식의 외관을 하고 있으며, 스페인 건축가인 디에고 두란과 후안 까바예로에 의해 1751-1758년에

건축되었습니다. 1751년 은의 제왕이라 불렸던 프랑스인 라 보르다가 빈털터리가 될 때까지 아낌없이

지원해 건설된 이 웅장한 성당은 엄숙한 고전양식에 화려한 내부와 외부 장식이 더해져 제국주의 시대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신은 보르다에게 부를 주셨고, 보르다는 신에게 이 성당을 바친다'며

호화롭게 지었답니다.

이 도시에 도착하니 어느 새 점심 때가 되어 우리는 멕시칸 기사가 추천한 어느 구멍가게 같은 가게에 앉아
피자를 시켜 먹었습니다. 겉은 깨끗해보이지도 않았는데 피자 맛은 정말 좋았습니다. 요기를 한 후 시내
구경도 하고 열심히 사진도 찍고 은산지에 왔으니 기념품으로 은반지라도 하나 사겠다고 상점을 둘러

봤는데 얼마나 많은 은제품이 진열되어 있는지 도무지 고를 수가 없었습니다. 독특한 디자인으로 개성있게

만들어진 반지며 팔찌가 수도 없이 진열되어 있어 나중에는 판단력을 잃고 그저 한 군데서 생각지도

않은 디자인을 사고 말았습니다. 은산지지만 관광지라 값은 별로 싸지도 않았어요. 그러다보니 해가 점차

기울어 그 예쁜 골목이며 집들을 다시 한 번 눈에 새기고 멕시코시티로 차를 돌렸습니다. 멕시코에서의

마지막 관광은 이렇게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위 사진은 산타 프리스까 성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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