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세라트에 수도원이 있다는 건 TV로 보아 알고 있었지만 그 높이가 얼마나 되고, 무엇 때문에 성지가
되었는 지는 잘 몰랐습니다. 저는 카톨릭 신자도 아니고, 바르셀로나에서 가까운 곳에 있어 어치피
바르셀로나를 방문하고 귀국하는 일정이라 들리나 보다 하는 정도로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도착해보니 그 높이가 어마어마한데 그곳에 수도원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올라가는 방법은 케이블 카나 산악열차, 후니쿨라 등을 타는데 저희는 케이블 카를
이용했습니다.
톱니 모양의 산을 뜻하는 ‘몬세라트’는 바르셀로나에서 북서쪽으로 약 50km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해발 1,236m의 높이를 자랑하는 바위산입니다. 몬세라트에는 모든 이에게 지극한 신앙심을 갖게
하는 세계 최고의 4대 성지, 베네딕트 수도원이 725m 위치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가우디가 사그리다
파밀리아를 건축하기에 앞서 영감을 받은 곳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11세기에서 15세기 초까지
번창하던 정규 수도분원은 1410년 대수도원으로 독립하여 지금까지 그 지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현재의 바실리카 수도원은 각각 1560년과 1755년에 세운 것으로 반도전쟁 동안인 1812년 프랑스
군에게 파괴당한 후 대대적으로 복구되었습니다.
카탈루냐의 수호 성인인 '라 모레네타'라 불리는 ‘검은 마리아상’을 보관하고 있는데 무어인이 지배할
당시 동굴 속에 감춰져 있었습니다. 누가 언제 어디서 만들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답은 없고, 탄소 연대
측정법으로 12세기에 만들어졌으며, 서기 50년에 성 베드로가 이곳으로 옮겼다는 것만 알려졌을
뿐입니다. 검은 마리아상의 손에 손을 얹고 기도를 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어, 마리아상의
오른손을 만지기 위해 모든 관광객과 순례자들이 항상 길게 줄을 서있습니다. 제가 갔을 때도 줄이
너무 길어 포기하고 말았는데 신자들은 끝까지 기다리더군요.
몬세라트에서 놓쳐서는 안될 또 하나의 볼거리, 바로 에스콜라니아 성가대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를 내는 소년합창단이며, 몬세라트 대성당을 상징하는 성가대이기도 합니다. 이
소년합창단은 이 수도원에서 생활하며 이곳 외에는 외부에서 절대 합창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카톨릭 최고의 성지인 만큼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신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트래킹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2,000개가 넘는 등산로가 있어 산을 좋아하는
분들이나 카톨릭 신자들은 꼭 한 번 가보시면 많은 힐링이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위의 사진은 몬세라트 산을 배경으로 서있는 베네딕트 수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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