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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영국)

캠든 록 마켓에서

by blondjenny 2010. 1. 20.

 

우리가 런던에 머무르는 동안 묵었던 큰애 친구집이 캠든타운이라는 곳이었는데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캠든 록 마켓이라는 재래시장 형태지만 젊은이 위주의 의류나 악세서리를
판매하는 장이 늘 선다는 얘기를 듣고 구경을 가기로 했습니다. 한 15분 정도 걸어가니
벌써 입구 간판부터가 심상치않았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할 정도로 특이한
복장의 마네킹이나 과감한 간판이 완전히 다른 세상 같았습니다. 언뜻 봤을 때는 한창
시절의 이태원 같으면서 좀더 힘합 느낌이 강하다고 할까요? 각종 프린트가 들어간 티셔츠나
가죽처럼 보이는 소재의 자켓, 오토바이족이나 입을 법한 체인이 줄줄이 붙은 청바지, 해골
모양의 괴기스런 악세서리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제품들이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았습니다. 실제 많은 젊은이들이 그곳에서 쇼핑을 하기도 하겠지만 우리같은 관광객도
많아 연신 여기저기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니 리젠트 운하가 보이고 그 운하를 중심으로 또 다른 상권이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한쪽에는 먹거리 장터가 벌어져 비가 오기 시작하는데도 각국
음식이 선보이고 있어 우리도 약간 출출해서 인도의 카레밥 종류를 시켜 오토바이처럼
생긴 의자에 앉아 빗방울이 떨어지는 하천을 바라보며 배를 채웠습니다. 그렇게 요기를
한후 계속 걸어가니 우리네 동대문 시장같이 옷, 신발, 가방, 액자, CD 등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물건들이 작은 가게 안에서 때로는 길거리 천막 밑에서 주인을 기다리며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중간 중간에는 핫도그나 스프링 롤, 음료수 등을 파는 가게도 있어
사람들이 쇼핑을 하며 목도 축일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빗방울이 더 세져서 우리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는데 거기는 외부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아 가게 주인들이 좀더 여유있는
모습으로 갖가지 몰건들을 개성있게 진열해놓았더군요. 그곳에서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가게도 보았습니다. 한바퀴 둘러보고 나오니 진눈깨비 같은 비가 질퍽거려 걸음을 걷기에도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었습니다. 날이 좋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전 날에도 눈이 왔었고
런던에서 그걸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것을 이미 체득한 터라 좋은 구경을 했다고 생각하며
별 불평없이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