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 (영국)

해롯 백화점에서

by blondjenny 2010. 1. 23.

 

아침에 일어나니 여전히 비가 내리는데 우산을 챙겨들고 어딘가 구경을 가지 않으면 왠지 하루가
아까운 것 같아 일단 밖으로 나왔습니다. 인터넷으로 미리 몇 군데 갈 곳을 봐두고 버스 노선을
확인한 후 버스를 타고 해롯 백화점 부근에 내려 비바람이 몰아치는 거리를 걸었습니다. 한 20년
전에 이 백화점에 들렸을 때는 그저 고급 물품을 취급하는 왕실이 이용하는 백화점 정도로만 알고
있었고 내부 인테리어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어요. 이제는 내부도 자세히 볼 생각입니다.
한 손으로는 우산을 받쳐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셔터를 누르며 외부를 찍으니 흔들리는 사진도
나오고 힘들었지만 밖에서 몇 장을 찍고 일단 안에 들어갔는데 경비들이 여기저기 서 있어 처음에는
내부 촬영을 해도 될지 몰라 많이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몇 커트 찍었습니다. 그 중 이집트
스타일로 장식된 방은 일반 백화점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한 스타일로 인해 관광객들이 몰려 서로
부딪힐 정도로 혼잡했습니다. 여기저기 세일을 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가격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해롯 백화점은 1849년 차 도매상이었던 헨리 찰스 해롯이 단 2명의 종업원을 둔 조그만 식료품 가게로
문을 연 이래 런던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크며 또 가장 멋진 백화점입니다. 현재의 건물은 20세기
초에 개축된 것으로, 미슐랭 하우스와 함께 런던에 있는 아르 누보양식을 대표하는 건물입니다. 오늘날
식료품에서 패션, 가구, 스포츠웨어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백화점 내에는
20여 개의 식당들이 피자에서 스시까지 갖가지 요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7층에 걸쳐 300여 개의
매장이 자리잡고 있는데 해롯이 식품점에서 시작했다는 전통을 이어받아 지금까지도 해롯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곳이 신선한 야채와 과일, 생선, 육류, 와인, 빵 등을 판매하는 식품부입니다.
소유주인 중동 부호의 아들이 다이애나비와 함께 파리에서 참사를 당해 더 유명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