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 (영국)

영국 국립박물관을 보고

by blondjenny 2010. 2. 12.

 

지난 번에도 말씀드렸지만 런던에서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들리거나 꼭 봐야 하는 명소 중에
버킹엄궁과 영국 국립박물관(대영박물관)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짧은 일정으로 오는 패키지
상품에도 이 박물관은 잠깐이라도 들리게 되어 있을 만큼 유명한 곳입니다. 일단 박물관에
들어서면 유명한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설계한 유리로 덮힌 천장이 자연 채광으로 관광객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앗시리아관에서는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거대한 석상을 마주하게 되는데 저는 전에 갔을 때도 그랬지만 이 큰 석상들을 대부분 훔쳐왔다고
생각하니 신사의 나라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영국 국민 전체가 도둑으로 보였습니다. 강대국이
대체로 그러하듯 힘으로 빼앗았으니 자기네 물건이라 우기면 할 말이 없을지 모르지만 빼앗긴
국민들은 이 전시물을 볼 때 마다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짐작하기도 어렵습니다. 아마도 영국은
앞으로도 대대손손 이 전리품을 자랑스럽게 전시하며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겠지요.

흔히 대영박물관이라고 불리는 이 박물관은 영국의 런던 블룸즈베리에 위치해 있는 영국 최대의
국립박물관이며 세계 최초의 공공박물관이고 루브르 박물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과 함께 3대
박물관으로 불립니다. 이 박물관의 1300만여 점의 소장품 중에는 제국주의시대에 약탈한 문화재도
적지 않습니다. 고고학 및 민속학의 수집품들이 소장되어 있으며, 이 박물관과 부설 도서관은 1753년
한스 슬론경이 소장하고 있던 예술품과 장서를 정부가 매입하면서 설립되었습니다. 의회법에 따라
설립된 이 박물관은 1759년 대중에 공개되었으며, 당시에는 몬태규 백작의 저택에 소장품들을 전시했고,
현재의 건물은 로버트 스머크경에 의해 신고전양식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이 박물관에는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들을 비롯해 앗시리아의 날개 달린 황소, 로제타석, 이집트의 미이라와 같은
세계적인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어떻게 보면 침략과 약탈의 역사가 그대로 남아있는 박물관이기도
해서 우리의 경우와 비춰 분노가 일기도 하지만, 반면에 세계의 유물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매력적인 박물관이기도 합니다. 이 박물관의 많은 전시품들이 약탈문화재이긴 하지만, 한국관의
경우에는 100% 기증으로 이루어진 기증문화재인 것도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2000년에 개관한
한국관에는 우리나라 구석기시대 유물부터 청자와 백자 등 250여 점의 우리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