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는 마드리드에서 동쪽으로 621km 떨어진 스페인 제 2의 도시이며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이어 1992년 올림픽이 열린 까딸루냐주 지방정부의 주도입니다. 안토니오 가우디와 살바도르 달리,
후안 미로 등으로 대표되는 까딸루냐의 예술가들만 보더라도 바르셀로나에 갈 이유는 충분합니다.
우리는 지로나에서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바르셀로나 가는 기차를 탔는데 기차가 출발한지 얼마되지
않아 모두들 피곤해서 졸기 시작했습니다. 초행이라 그래도 불안한 마음에 잠이 푹 들진 못하고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기차가 설 때마다 역 이름을 확인하기에 바빴습니다. 스페니쉬로 방송이 나오니까
'바르셀로나'라는 단어가 나오나 매번 귀를 기울였지만 내려야 하는 역 이름이 바르셀로나가 아니고
다른 이름이어서 하마트면 지나칠 뻔했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아무도 차표를 검사하는 사람이
없어 표를 안사고 타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의심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의심은 나중에 바르셀로나를
떠나는 기차에서 풀렸습니다.
바르셀로나에 도착해서 밖으로 나오니 너무나 고급스런 거리의 모습에 우리는 갑자기 주눅이 들었습니다.
그 거리가 말하자면 명동과 같은 중앙통여서 빌딩이나 쇼윈도가 화려하고 지나는 사람들의 복장도 세련
되어 파카를 걸친 우리와는 너무 비교가 되었습니다. 낮에는 파카가 버거울 정도로 포근하고 저녁에는
좀 쌀쌀했지만 런던을 떠날 때의 추위와는 비교할 수가 없어 우리같이 두꺼운 겉옷을 걸친 사람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물론 변두리로 가면 다르겠지만, 런던이나 지로나와는 달리 '이래서 스페인을
선진국이라 하나보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사는 느낌, 활기찬 느낌을 주는 도시였습니다. 영어도 잘
안 통해서 짧은 스페니쉬로 물어 물어 숙소를 찾으니 어느 새 시계는 저녁 8시가 넘었습니다. 숙소
근처에는 수퍼마켓도 있고 지하철도 멀지 않아 구경다니기엔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지로나에서
만난 사람들이 바르셀로나에 가면 소매치기를 특별히 조심하라고 하도 여러 번 얘기를 해서 거리에 나설
때마다 작은 백을 앞으로 메고 손으로 지퍼를 꼭 잡고 앞뒤를 살피며 조금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습니다.
*위 사진은 파크 구엘에서 바라본 바르셀로나 시내입니다. 멀리 가우디의 성 가족성당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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