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 (터키)

터키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고

by blondjenny 2010. 11. 12.

 

오늘은 오전에 그랜드 바자르를 보고 오후에 서울가는 비행기를 타는 터키 관광의 마지막 날입니다.
한 군데서 이틀 이상을 머문 적이 없기 때문에 가방을 풀고 싸는 데는 이골이 났지만 어쨌든 이제는
그랜드 바자르를 들린 후 바로 공항으로 갈 예정이라 가방을 단단히 챙겼습니다. 이스탄불은 아무래도
호텔비가 비싸서 그런지 어제도 엘리베이터도 없는 작은 호텔에서 무거운 가방을 계단으로 옮기느라
너무 힘들었습니다. 다행히 방 크기는 그리 작지 않았지만 더운 물이 나오질 않아 한참을 기다린 끝에
수리공이 손을 본 후에야 겨우 쓸 수 있었습니다. 아침식사 때는 아무리 한국 관광객이 많이 묵는
곳이라지만 가는 곳마다 컵라면 냄새가 진동을 하여 빵과 채소, 약간의 과일, 그리고 커피나 차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는 이곳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됐습니다. 거기다 한국
아줌마나 아저씨들은 왜 그리 목소리가 큰지 서로를 불러대고 떠드는 소리가 식당 전체에 퍼져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우리의 관광 문화랄까 의식도 남을 배려하는 방향으로 좀더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 속에서 아침을 먹고 버스가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밖으로 나가 막 출근하려는 현지 사람들의
발길이 바쁜 이스탄불의 평범한 아침을 사진기에 담았습니다. 돌아와 보니 버스가 며칠 동안 우리가
탔던 그 버스가 아니고 좀 후진 버스가 다른 기사와 함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전날 호텔 프런트
데스크에서 버스 기사와 가이드가 옥신각신 실갱이 하는 걸 봤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우리와는 마지막
날였는데 계약과 달리 팁을 더 달라고 떼를 쓴 모양입니다. 아무튼 우리가 탔던 그 버스는 오늘부터
새로 도착하는 다른 관광팀에게 배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얼마나 관광객이 많이 오는지 기사나 보조들은
관광객이 바뀌어도 무표정하고 웃음이나 친절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터키에서의 마지막
일정을 향해, 그랜드 바자르를 향해 버스는 출발했습니다.

'나의 이야기 (터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히포드럼 광장에 대해  (0) 2010.11.20
그랜드 바자르에서  (0) 2010.11.17
블루모스크에서  (0) 2010.11.03
보스포러스 대교를 지나  (0) 2010.10.26
보스포러스 해협을 가르며  (0) 2010.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