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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터키)

히포드럼 광장에 대해

by blondjenny 2010. 11. 20.

 

블루모스크를 나오자 이미 주변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여 히포드럼에서 아주 잠깐 설명을 듣고, 급히

증명사진 몇 장 박고 바로 버스에 올라 저녁식사 장소로 옮김으로써 차낙칼레에서 출발한 오늘의

일정은 드디어 끝이 났습니다. 여기 관련된 사진들은 머문 시간도 짧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사진기의 밧데리가 없어 제가 찍은 것이 아닙니다.

히포드럼은 본래 196년 로마의 황제 세비루스에 의해 지어진 검투 경기장이었는데, 4세기 무렵 비잔틴

제국 때 콘스탄티누스에 의해 검투 경기는 금지되고 대신 말이 끄는 마차 경기장으로 바뀌었습니다.

10만 명 정도 수용이 가능했다고 하는 이곳은 경마장으로 이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왕위 계승을 놓고

벌어진 수많은 전쟁의 무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13세기 초 십자군의 침입으로 이 광장에서 비잔틴군과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는데 대부분의 광장 내 유적이 이때 파괴되었습니다. 이곳에 있던 각종 기둥과

돌들은 블루모스크의 건축 자재로 사용되어 과거의 웅대한 모습은 사라지고 지금은 공원으로 조성된

넓은 광장에 3개의 기념물만이 보존되어 있습니다.

테오도시우스 오벨리스크라고 불리는 '디킬리타스' 오벨리스크는 원래 기원 전 1550년에 메소포타미아
전투에서의 승리를 기념하는 의미로 이집트 나일강 가에 있는 룩소르 카르낙 신전에 세운 것입니다. 이
오벨리스크를 이집트에서 가져온 사람은 유리아누스이며,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이곳에 옮겨 세웠다 해서
테오도시우스 오벨리스크라고 불립니다. 연분홍 화강암으로 무게 300톤, 높이 20m이며, 대리석 받침대
사면에는 전차경기 모습, 테오도시우스 1세가 오벨리스크가 세워지는 것을 지켜보는 장면, 노예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장면, 승자에게 월계관이 씌워지는 장면, 춤추는 무희들의 모습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 외에도
콘스탄티누스의 기둥이라고 알려진 '오르메 수툰'이 있는데 콘스탄틴 7세가 할아버지인 바실레우스를
기념하기 위해 10세기에 돌벽돌로 높이 32m의 오벨리스크처럼 만들어 세웠답니다. 본래는 금박청동으로
돌벽돌을 쌓았다는데 4차 십자군 전쟁 때 동전제조용으로 뺏겼다고 합니다. 지금은 그 화려함은 찾을 길
없고 속의 돌벽돌이 드러나 왠지 폐허의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아폴로 신전에서 가져온 세 마리의
뱀이 서로 뒤엉켜 직경 3m의 황금 그릇을 받치고 있는 형상의 설펀타인(뱀)기둥이 있습니다. 이 뱀기둥
오벨리스크는 기원 전 479년 그리스가 전쟁에서 이긴 페르시아 병사들의 방패를 녹여서 뱀기둥을 만들어
델피의 아폴로신전에 헌정했으며, 콘스탄티누스 1세가 로마의 수도를 콘스탄티노플(지금의 이스탄불)로
정하면서 옮겨왔답니다. 뱀머리는 파손되고 없으며, 높이는 5.5m 정도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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