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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동유럽, 독일)

독일의 퓌센에서 아름다운 성을 만나다

by blondjenny 2013. 7. 11.

 

우리는 아름다운 짤츠캄머굿을 떠나 독일의 퓌센을 향해 달렸습니다.  퓌센에서 4km 정도 떨어진

슈방가우라는 마을에 서있는 노이슈반슈타인 성(백조의 성)을 보러 가는 길입니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월트 디즈니디즈니랜드의 성을 지을 때 모델로 삼았다고 해서 더욱 유명합니다.  노이슈반슈타인 성

맞은 편에 있는 호엔슈방가우 성은 둘 다 아름답지만 유명세로 따지자면 아무래도 디즈니랜드의 모델인

노이슈반슈타인 성이 우위겠지요.  그러나 노란색의 호엔슈방가우 성 역시 아름다움에선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우리는 시간 관계 호엔슈방가우 성은 갈 수 없었습니다. 

 

독일 남부 중요 관광코스인 로만틱가도의 종점에 해당되는 퓌센은 독일 바이에른 주에 있는 도시로

독일과 오스트리아 국경지대 인근의 알프스 산맥 동쪽 레히강 연안에 있습니다.  옛 로마제국의

국경초소가 있던 지역이며, 628년에 세워진 베네딕투스회 성마그누스 수도원을 중심으로 도시가

발달했습니다.  1294년 자치시가 되었고, 1745년 이곳에서 오스트리아 왕위계승 전쟁에서 바이에른

군대를 철수시키는 조약이 체결되었습니다.  퓌센은 인구가 약 14,000명 밖에 되지 않는 작은

도시임에도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1년에 약 30만 명이나 됩니다.  그 중 약 80-85% 정도가 내국인

광객이며, 한국인 관광객들도 1년에 약 1,500명쯤 다녀갑니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루드비히 2세가 음악과 축성에 빠져 지내면서 만든 성들 중의 하나입니다. 

1869년-1886년까지 무려 17년 동안 공사하여 완성되었습니다.  루드비히 2세는 당시 급변하는

현실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슈방가우에서의 병적인 은둔생활과 바그너와 그의 음악에 대한

집착으로 결국 정적들에 의해 정신병으로 유폐되었는데, 다음 날 익사체로 호수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비운의 왕이었지만, 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유산을 남긴 셈이

되었습니다.  바이에른의 재정은 당시 노이슈반슈타인 성 건축으로 파탄에 이르렀지만 지금은

그 성 덕분에 후손들이 많은 관광수입으로 풍족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호엔슈방가우 성은 원래 12세기에 지어진 기사의 성이었다고 합니다.  나폴레옹에 의해 파괴된

이곳을 루드비히 2세의 아버지인 막시밀리안 2세가 1832년에 사들여 새로 짓고 색깔도 다시

입혔습니다.  멀리서 보아도 금방 있는 노란색이 참 인상적였습니다.  노이슈반슈타인

성보다는 작지만, 고성의 중세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납니다.  바이에른 왕가의 여름별궁이었으며

특히 루드비히 2세는 이곳에서 태어나서 17세까지 살았습니다.  이 성의 벽에는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의 한 장면인 로엔그린이 백조를 타고 하늘로 날아가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고 합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외관을 온통 천으로 두르고 개축 중였습니다.  그래서

저와 다른 일행 몇 몇은 노이슈반슈타인 성 관광 대신 멀리서 사진만 찍고, 그 시간에 성 밑의 마을

주변을 돌아보고 호숫가를 거닐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성에 올라가도 바라보는 풍경은

비슷할 것 같아 차라리 성 아래 풍경에 더 관심이 갔거든요.  그곳에서 어머니가 좋아하는 '백조의 성'

퍼즐도 구입했습니다.  가끔은 단체에서 벗어나 나만의 자유로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오랜만의

여유가 무척 달콤한 시간였습니다.

 

*위의 사진은 노이슈반슈타인 성인데 다른 분의 사진을 빌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