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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을 걷다

by blondjenny 2015. 7. 22.


저는 2-3년 전에 다녀온 곳이지만, 뉴욕이 두 번째 방문이신 어머니를 위해 맨해튼의 하이라인을 가기로

했습니다.  전에 갔을 때보다 여름이라 그런지 바닥에 물이 흐르는 공간도 만들어 어린애들이 좋아하더군요.  많은 초등학생들이 선생님, 학부모와 함께 견학을 나온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이곳은 특히 건축가들이나 환경전문가들이 관심 있어 하는 곳입니다.  아래 글은 전에 제가 올렸던 글인데 수정하여 다시 포스팅합니다.

 

하이라인은 뉴욕 맨해튼 35번가에서 다운타운을 이어주던 고가 철도를 일컫는 말입니다.  1929년에 놓인 이 철도는 뉴욕 시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뿐 아니라 육류, 우유 등을 실어 나르던 주요 운송 수단이었지만, 20세기 중반 트럭 운송이 활발해지면서 점점 그 이용이 줄게 되었습니다.  1980년에 이르러 철도의 운행은 전면 중단되었고, 1991년에는 철도의 일부가 잘려나가게 됩니다그 이후로 이 고가 철도는 끊임없이 철거 위기에 놓이게 되었지만, 1980년 대 말 첼시 거주자인 행동주의자 피터 오블레츠의 탄원을 시작으로 그

보존 움직임 또한 활발해졌습니다.  1999년에는하이라인 친구들이란 비영리 단체가 설립되었고, 오랜

로비 활동 끝에 2002년 하이라인을 시민 공원으로 조성하도록 하는 허가를 얻게 됩니다그리하여 도시의 흉물이 뉴요커들의 노력으로 2009년 하이라인 공원으로 시민들한테 개방되었습니다개장시간은 오전 7시부터 저녁 10시까지입니다.


미화 1 5,230만 달러의 예산을 투여하고 지난 10여 년 간의 계획과 3년 이상의 공사 기간을 거쳐 지상

9m 높이에 지어진 하이라인 공원은 1980년도에 중단된 철도를 재활용해 만들어진 뉴욕만의 독특한 휴식 공간입니다뉴욕 시민들은 물론, 뉴욕을 찾는 전 세계 방문객들이 9m 상공에서 여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된 야외 공원입니다.  하이라인 공원의 디자인 컨셉은 오리지널 철로의 강철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 철로가 놓여 있던 콘크리트 사이사이와 좌석이 있던 구역 등을 자연스럽게 보전하는데 역점을 두었습니다특히 자연적으로 자라난 풀밭 풍경 및 공원 앞으로 보이는 허드슨 강과 첼시 지역의 전망이 장관을 이룹니다

빌딩과 빌딩을 잇는 빌딩 숲 속에 더구나 공중에 자리잡은 기다란 공원에 올라오자 갑자기 9m 아래 복잡한 거리와는 무관한 여유로운 초록의 휴식 공간이 펼쳐졌습니다.  양쪽으로 잘 자란 나무와 풀들이 조금 전의 번잡함을 유쾌함과 느긋함으로 바꾸는 마법을 발휘하는 것 같았습니다그늘 아래 쉴 수 있는 의자도 아주 많아 어디서나 책도 보고, 그림도 그리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습니다.  간단한 음료를 파는 곳도 있고, 나무로 된 계단식 스탠드도 있어 여기저기 스낵을 먹으며 휴식을 즐기는 학생들, 연인들, 가족을 동반한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 복잡한 거리 위에 이런 공원을 만든 아이디어가 참으로 돋보였습니다


하이라인 공원이나 첼시 피어, 첼시 마켓은 살아있는 생물체로서 현재와 과거의 공존을 통해 새로운 도시 공간이 창출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도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할 때 당장의 효율만 따질

게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가지고 가능하면 옛 것을 보존하려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내심 너무 부러웠습니다.  부러우면 지는 거 라는데...

 

*위 사진은 아래에서 바라본 하이라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