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 (미국)

미국 동부와 서부를 보다

by blondjenny 2015. 7. 10.

 

 

미국은 10년 정도 살았던 곳이고, 아직도 작은 애가 뉴욕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1년에 한 번 정도는

방문하는 곳입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샌디에고 사는 여동생의 요청으로 팔순의 노모를 모시고 보름은

동부에서, 보름은 서부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뉴욕과 뉴저지는 자주 가는 편이지만, 서부의 LA와

샌디에고는 아주 오래 전에 잠시 들렸던 기억 밖에 없고, 라스베가스는 이런저런 이유로 들리지 못했던

곳입니다.  어머니께서 팔십도 훌쩍 넘어 구십에 가까워 오랜 비행시간을 견디실까 걱정이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곳을 여행한다는 설렘도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어머니께서 잘 버텨주시고, 작은

애는 뉴저지에서, 남편은 LA에서 합류하여 일이 바빠 시간을 내지 못한 큰 애를 제외하고 여동생

가족까지 모두 함께 한 가족 여행이 되었습니다.  어머니로서는 연세가 높아 또 다시 뉴욕까지의 비행은

아마도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뉴욕과 뉴저지를 가면 새로운 곳을 간다는 여행의 느낌 보다는 늘 살던 곳을 다시 가기 때문에 그저

편안한 옛 집에 돌아온 것 같은 느낌입니다.  아이가 출근하고 나면 가까운 수퍼에서 장을 보아 반찬도

만들고, 배추를 사다가 김치도 담고, 서울에서의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단지 오랜 동안

만나지 못한 친척 아주머니를 만나고, 그곳의 친구와 식사를 하며 그 동안 밀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짧아서 더욱 소중하지요.  이번에도 집 근처의 공원도 가고, 허드슨 강변을 걷기도 하고,

그래도 맨해튼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어 두 번 정도 나가 하이라인도 걷고, 첼시 피어와 첼시 마켓도

들리고, 센트럴 파크도 걸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렇게 보름을 지내고는 서부로 갔습니다.


LA 공항에 도착하자 동생 내외가 기다리고 있어 실질적인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큰 밴으로 6명이

일주일 간 라스베가스와 유타 주의 브라이스 캐년과 자이온 캐년을 가는 일정을 세워 놓았더군요. 

그랜드 캐년과 더불어 3대 캐년으로 불리는 곳입니다.  그랜드 캐년은 오래 전에 방문했으니 결국

이번 여행으로 3대 캐년을 다 보게 되었지요.  나중에 자세한 사진을 올리겠지만 너무 멋진 광경에

가슴이 마구 뛰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찍어도 눈으로 본 것만은 못하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들였습니다.  라스베가스에선 카지노에 들려 재미로 잠시 게임을 해보기도 하고, 사이사이에

남편과 동생 내외는 골프도 치면서 사막의 뜨거운 열기를 즐겼습니다.  LA에선 남편의 형님 뻘 되시는

분 댁에서 며칠 머물며 박물관도 가고 옛 기억도 되살리는 귀중한 시간도 가졌습니다.  동생 내외의

세심한 계획으로 모두가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어머니께서 즐거워하시고,

건강하게 무사히 여행을 마치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많은 추억을 쌓고 이 여행의 모든

여정을 잘 마무리했습니다.

 

*위 사진은 유타 주의 브라이스 캐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