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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미국)

뉴욕에서 LA까지

by blondjenny 2015. 8. 28.


맨해튼 투어를 마치고 며칠 지나 저는 어머니와 작은 애와 함께 LA를 향해 떠날 채비를 하였습니다.

어머니는 뉴욕까지의 여행은 앞으로 또 하실 수 없을 것 같아 내심 섭섭하신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LA 공항에 도착하면 여동생 부부가 마중을 나올 거고, 또 다른 여행이 시작될 터라 섭섭함은 곧 기대감으로

바뀌었습니다.  저는 전에도 말씀 드렸듯이, 미국에 10년을 사는 동안 샌디에고와 LA는 몇 번 갔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라스베가스를 갈 기회가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모처럼 여동생 부부가 자기네가 책임지고

라스베가스와 브라이스 캐년, 자이온 캐년을 구경시켜 주겠다며 서부에서의 일정은 자기들한테 맡기랍니다. 

그러나 너무 부담을 주는 것 같아 서부는 자주 갈 기회가 없어 어차피 어딜 가도 새로우니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당부를 했지요.  작은 애는 일주일 휴가를 얻어 가는데 서부 여행은 두 번째라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또 남편도 휴가를 내어 2주 간의 서부 여행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작은 애가 예약한 비행기는 어머니와 제가 탈 비행기 보다 3시간 정도 LA에 빨리 도착하는 일정이고,

남편은 서울서부터 오는 비행기인데 우리와 비슷한 시각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모두 LA 공항에서 만나

렌트한 밴으로 여동생네서 하루를 자고 다음 날 라스베가스를 향해 출발할 예정였는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작은 애는 이미 LA 가는 비행기를 탔는데, 어머니와 제가 탈 비행기가 고장이 나서 3시간 이상 뉴욕 JFK를

출발하지 못한 겁니다.  2시간 정도 지나 탑승을 시작해서 비행기 안에 들어가 있는데 또 다시 무슨 부품을

수리해야 한다며 1시간 이상을 더 기다려야 한답니다.  그러면서 비행기 밖으로 나갔다 올 사람은 보딩

패스와 짐을 갖고 나갔다 와도 된다는 방송이 나오는 겁니다.  LA에서 기다릴 식구들을 생각하니 연락을

해야겠는데 전화기도 없고, 마침 앞 좌석에 대만 여자애가 있어 잠시 전화기를 빌려 여동생한테 늦겠다고

겨우 연락을 했지요.  그리고는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 출출할 것 같아 어머니는 비행기 안에 계시고 저는

보딩패스를 들고 비행기 밖으로 나가 빵이며 먹을 것을 사가지고 다시 비행기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여행을 많이 다녀도 한 번 비행기를 탔다가 도로 내려 같은 공항을 밟고 또 다시 타기는 처음였습니다. 

먹을 것을 사면서 고마운 마음에 전화기를 빌려준 여자애한테 줄 팝콘도 하나 샀지요. 


마침내 비행기는 뉴욕을 출발하여 늦은 저녁에야 LA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뉴욕-LA 구간은 국내선이라

짐을 찾는 곳까지 식구들이 들어와 어머니와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작은 애와 남편, 여동생의 얼굴이

보이니 마음이 놓이고 이젠 안심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착 시각이 달라 몇 번씩 공항을 들락거린

제부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한 가득였습니다.  LA 공항을 빠져 나와 이미 어두워진 LA의 밤거리를 달려 어느

한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샌디에고의 여동생네로 향했습니다.  서부여행의 첫 날은 동부서부터 서부까지

먼 거리를 날아와 LA의 시원한 밤공기를 가르며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위 사진은 낮에 찍은 LA 공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