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스페인 여행을 계획했을 때는 티비에서 본 코르도바를 가고 싶었는데 여행사로부터 일정이
론다로 바뀌었다는 연락을 받고 조금 실망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론다에 도착하고 보니
이곳도 관광객의 주의를 끌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론다는 말라가에서 북서쪽으로 113km 떨어져 있는 도시로 말라가 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안달루시아의 꽃이라고 일컫는 아름다운 마을 론다는 과달레빈 강과 타호 협곡 위 해발 780m
고지대에 세워진 절벽 위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세계적인 작가 헤밍웨이가 ‘사랑하는 사람과
로맨틱한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라 말했을 정도로 스페인에서도 전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헤밍웨이가 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이곳 론다에서 집필하였다고 합니다.
멀리 헤밍웨이가 살았던 집도 보였습니다.
또한 론다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스페인을 대표하는 경기 중 하나인 투우인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빨간 천을 흔들어 소를 흥분시키는 방식의 투우를 창시한 곳이 바로 론다입니다.
론다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누에보 다리입니다. 120m 높이의 타호 협곡 위에 세워진 론다의
구시가와 신시가를 이어 주는 다리로, 론다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랜드마크입니다. 협곡 아래
과달레빈 강이 흘러 옛날부터 두 지역의 소통의 어려움이 있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설한
3개의 다리 중 하나입니다. 당시 아라곤 지역의 천재 건축가였던 마르틴 데 알데후엘라가 40여 년
동안 공을 들여 1793년 완성했는데, 3개의 다리 중 가장 늦게 완공이 되어 ‘누에보(new)’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스페인 내전 당시에는 이곳에서 포로들을 떨어뜨려 죽였고, 다리 중간
아치에 있는 공간은 감옥으로 사용했었다는 슬픈 역사를 지닌 장소이기도 하지만, 현재는 사진
촬영지로 전 세계 작가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 보면 그 높이가 정말 아찔한데 사진으로는 그 느낌이 덜 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다리 양쪽으로 관광객들이 눈을 뗄 수 없는 예쁘고 아기자기한 가게들과 오래된 건축물들이
이곳을 들리지 않았으면 어쩔 뻔 했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자유시간에 이곳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시니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위 사진은 론다의 누에보 다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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