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 (그리스)

그리스를 만나러 떠나다

by blondjenny 2019. 5. 18.


평소와 다름 없이 인터넷으로 뉴스도 보고 여기 저기 사이트를 검색하는데 갑자기 그리스 여행 홍보를

보았습니다.  수년 전에 터키를 갈 때 그리스와 함께 묶어서 가려고 했었는데 당시에 그리스가 불안정

하여 그리스 여행이 취소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생각이 떠올라 남편과 의논한 결과 휴가를 조정하여 

가기로 하였습니다.  남편은 과거에 비즈니스로 많은 여행을 했지만 정작 관광을 한 경우는 많지 않아 

더 나이 들어 걷기가 불편해지면 여행하기 힘들다며 요즘 들어 부쩍 장거리 여행에 매우 적극적입니다.  

그래서 일단 가기로 결정을 하고 아는 커플과 혹시 시간이 맞아 같이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싶어 지난 번 

동유럽 여행을 우연히 같이 한 후배한테 전화를 했더니 그 남편이 더 적극적으로 가자고 하여 4명이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일단 오랜 시간 집을 비우려면 화초에 물 주는 것부터 일일이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것은 화분을 물에 

잠기게 해야 하고, 우편물 관리도 해야 하고, 세금도 미리 내야 하는 둥 이것 저것 챙겨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또한 짐을 싸는 것도 귀찮을 수 있지만 막상 인천 공항 가는 버스를 타면 매우 설레는 마음을 

숨길 수가 없습니다.  이번에는 그리스만 가는 여행이라 이스탄불을 거쳐 아테네를 보고, 다음으로 

산토리니를 가는 게 주된 관광 코스입니다.  이스탄불 공항은 터키를 갈 때도 거쳤었고 몇 번 들렸던 

공항이라 매우 크지만 낯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스는 이태리와 비슷하거나 적어도 친숙할 것 같지만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고대 

그리스는 서구 문명의 산실이었습니다.  어떠한 기준에서 보더라도 그 업적은 놀라운 것이며 예술 및 

과학에서 남긴 유산은 막대합니다.  구석기시대부터 사람들이 거주했으나 청동기시대 역사(BC3000-

1000)는 동방과 이집트의 거대한 제국들에 비해 보잘 것이 없었습니다.  BC2000년 경에 미노아 문명으로

알려진 에게 해 문명이 크레타 섬에서 발달했습니다.  미노아인들은 글을 읽고 쓸 줄 알았으며, 도시풍의 

생활을 하면서 해상 무역에 종사했으나 미노아 문명은 자연 재해와 정복 때문에 BC1400년 이후 곧 종말을 

고했습니다.  BC8세기를 전후하여 왕권이 약화되고, 귀족들의 정치적, 군사적 권력이 강화되자 아테네와 

스파르타를 중심으로 한 도시 국가가 건설되었습니다.  그 도시 국가들은 해상 무역에 깊이 관계하고 

또한 예술,·문학,·정치,·철학 등에 열정을 보였습니다.  이 탁월한 문명은 BC5세기에 페르시아인들의 

침략을 물리친 후 절정에 달했으나 내전인 펠로폰네소스 전쟁(BC431-404)을 치른 후 쇠퇴하기 시작

하였습니다.  BC205-146년에 그리스의 도시들을 정복한 로마인들도 그리스 문화에 깊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로마 제국 후기에 있었던 야만족들의 침략은 그리스를 옛 영광의 그늘에 묻히게 했지만, 

그리스 문화와 그리스어는 동로마 제국(비잔틴 제국)에서 계속 존속했습니다.


그리스 문화는 오리엔트와 에게 문명의 바탕 위에서 고유하게 발전한 것으로 조화와 균형, 인간성을 

바탕으로 한 합리주의를 특색으로 하고 있습니다.  자연과 인간에 대하여 경험적 관찰과 합리적 비판을 

행하였고, 인간의 이성을 바탕으로 한 풍부한 정서의 문학과 정신과 육체의 조화를 표현한 미술을 창조

하였습니다.  또한 그리스 문화는 알렉산더의 동방 원정에 의하여 헬레니즘 문화로 발전하였고, 로마

시대에 유포된 기독교와 함께 서양 문화의 2대 조류로 발전하였습니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박물관과 미스트라의 비잔틴 유물박물관 등 많은 박물관에 있는 조각 및 유물들은 고대 그리스와 

서방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이 유산들은 현대 그리스 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관광객을 끌어들여 국가 경제를 돕고 있습니다.  그리스를 보면 과거의 빛나는 유산 외에 

새로 이룩한 것은 거의 없어 보이는데 그 과거의 유산이라는 것이 어마 어마 해서 앞으로도 그 관광 

수입은 늘면 늘지 줄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럼 그리스 여행을 떠나 볼까요?


*위 사진에서 마치 눈이 내린 것 같은 산토리니 섬의 하얀 집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