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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그리스)

미스트라스 유적지에서의 여유

by blondjenny 2019. 12. 16.

모넴바시아를 떠나 가이드가 추천한 미스트라스 유적지를 가는데 같이 간 일행의 부인이 무릎이 좋지 않아 

그 높이 있는 유적지까지 가기 힘들다 하여 우리도 같이 남아 밑에서 차를 마시며 그 동네를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넷으로 미스트라스를 찾아 보니 성당도 있었지만 다른 유적지와 마찬가지로 돌 무더기와 

돌 계단, 돌 기둥들이 옛 영화를 말해 주는 것 같아 비슷하겠다 싶었고, 또 모처럼 우리들만의 시간 여유가 

있는 것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버스는 우리를 아래 동네에 내려주고 한 시간 반 정도 후에 그 자리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그 근처 카페를 찾아 동네를 구경하며 조금씩 올라가는데 하늘도 너무 

파랗고 기후도 적당하여 아주 쾌적하고 상쾌했습니다.  

 

 ‘모레아의 경이’라는 뜻을 가진 미스트라스는 펠로폰네소스 반도 라코니아 주에 속하며, 스파르타에서 

8km 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14-15세기 모레아 전제공국의 도읍이었습니다.  1249년에 아카이아의 군주 

기욤 드 빌라르두앵(발라르두앵의 윌리엄 2세)이 스파르타를 내려다보는 620m 높이의 언덕 위에 커다란 

성을 세우기로 하고 요새 주위에는 원형 극장으로 건설하였습니다.  비잔틴에 의해 재 정복되었다가 

터키 인과 베네치아 인이 점령한 이 도시는 1832년 이후 버려졌으나 아름다운 풍경 속에 자리 잡은 중세 

유적은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 성은 비잔틴 제국의 공격에 대항할 수 있었으며, 폐허가 된 뒤에도 

성 안에는 소수의 주민들이 살고 있었지만 1832년에 오토 1세가 새로운 도시 스파르타를 건설하면서 이 

도시는 버려지게 되었습니다.  198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되었습니다.

 

천천히 올라가는 도중에 어떤 집 이층에서 우리를 바라보던 주민이 여기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역사적인 

유적지가 나온다고 말씀을 해주셔서 계속 올라갔는데 그곳이 바로 미스트라스 유적지 입구였습니다.  

그곳에 우리 버스가 주차해 있고 기사 아저씨가 쉬고 있더군요.  입구에 가서 입장료를 보니 11유로

(약 14,000원)인데 가이드는 우리 일행에게 50유로(약 65,000원)를 받은 겁니다.  모든 선택 옵션은 어느 

여행사를 통해도 50유로로 담합을 해 놓았더군요.  우리는 11유로만 내고 입장할 수도 있었지만 거기서부터 

올라가는 길이 만만치 않게 높고, 그건 또 상 도의 상 아닌 것 같아 참고 내려왔습니다.  물론 가이드가 

설명도 하고 기사도 수고를 해서 그걸 감안한다 해도 다른 여행지에 비해 그리스는 너무 비싼 것 

같았습니다.  보통 다른 유럽 여행지는 3배 정도 올려 받는데 이건 거의 5배니 너무 심했지요. 

 

우린 근처 카페를 찾아 맛있는 쿠키와 커피를 마시며 내려다 보이는 풍경을 느긋하게 감상하고 천천히 

내려와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버스가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유적지는 못 봤지만 나름 좋은 시간였습니다.

 

*위 사진 전체가 꼭대기 성곽까지 미스트라스 유적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