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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그리스)

메테오라에 올라 벅찬 감동을 느끼며

by blondjenny 2020. 3. 9.

그리스 여행을 결정할 때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과 산토리니 섬, 그리고 메테오라 수도원을 보고 싶은 

게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메테오라 수도원은 바위 꼭대기에 있는 수도원으로 사진에서 많이 보았었지요.  

인간이 과연 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높고 좁은 꼭대기에 세워져 있어 아슬아슬해 보이기까지 한 

건축물입니다.  그리스 여행의 막바지에서 마침내 이곳을 직접 볼 수 있는 시간이 왔습니다.  거기까지 

가는 도중에도 뾰죽뾰죽한 바위들이 곳곳에 나타나더군요.  

 

메테오라는 그리스어로 '매달린 바위', '공중에 매달린', '하늘 바로 아래'라는 뜻입니다.  가장 가까운 

도시는 칼람바카입니다.  여러 수도원이 자연 사암 바위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고 평균 해발 300m 

높이에 있으며 가장 높은 곳은 550m도 됩니다.  11세기부터 수도사들이 은둔을 시작했으며 14세기 초, 

성 아나타시우스가 최초로 수도원을 세웠습니다.  투르크족이 테살리아 지방을 점령한 뒤 15-16세기에 

수도원이 몇 개 더 세워졌습니다. 16세기에는 20개의 수도원이 있었고, 현재는 수도원 5곳, 수녀원 

1곳이 남아있는데 제 2차 세계대전 때 파손된 것을 복원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 수도원들은 모두 

다리나 바위를 깎아 만든 계단을 통해 갈 수 있습니다.  로프로 된 그물을 늘어뜨리고 접을 수 있는

나무 사다리를 이용해서 접근할 수 있었기에 외적의 침입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메테오라는 1960년 

복원되어 16세기 프레스코와 필사본들이 보존될 수 있었지만 1960년대 초 도로가 건설되어 관광객이 

대규모로 들어갈 수 있게 되자 젊은 수사들은 이곳으로 오기를 기피했고, 기존의 나이 많은 수사들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인적이 없는 곳을 찾아서 아토스 산으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메테오라는 

198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으며, 세계 10대 불가사의 건축물에 올라 있다고 합니다.

 

메테오라에 도착해 들어갈 때 입구에서 여자들은 긴 치마를 입어야 한다며 커다란 스카프로 다리를 

감싸거나 그게 여의치 않으면 그곳에서 랩 스커트 같은 것을 빌려주더군요.  우리는 모두 허리에 긴 

천을 감고 입장을 했습니다.  굽이굽이 들어가는 어두컴컴한 내부는 숨어 지내기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생활하기엔 불편했겠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가슴이 탁 트이고 기가 막히게

아름다웠습니다.  이런 곳을 볼 수 있게 되어 절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입구 외에는 내부 

촬영을 금지해서 안타깝지만 많이 보여 드리기는 어렵겠습니다.  그래도 제가 틈틈이 눈치껏 

담았으니 기대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