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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일본)

시모노세키 항을 떠나며

by blondjenny 2012. 6. 19.

 

 

하늘은 청명하고 햇살은 따가워 눈이 부실 지경였지만, 하카타 포트 타워 방문을 끝으로
이번 여행의 모든 관광을 마치고 다시 시모노세키 항으로 향했습니다.  일본에 도착했을
때의 새로운 환경에 대한 호기심이 이젠 떠나는 아쉬움으로 바뀌어 누가 잡는 것도 아닌데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고, 차창 밖의 풍경을 하나라도 놓칠 새라 열심히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일본에 올 때와 마찬가지로 시모노세키 항에서 배를 타고 저녁을 먹고 하루 밤을 자고
나면 우리나라 광양에 도착하게 됩니다.  거기서부터는 버스를 타고 섬진강의 매화마을과
화개장터를 관광한 후, 서울로 오는 일정입니다.  배에서 여자들은 여자들끼리 방을 배정
받아 자리를 잡았는데 두 노인 분들은 피곤해서 쉬시겠다고 하시길래 저 혼자 갑판에 나가
멀어지는 일본 땅을 바라보며 며칠 간의 일정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때마침 주홍빛 석양까지
떠나는 여행자의 마음을 흔들어놓더군요.

 

그 동안 미국을 비롯해 유럽 같이 장거리 여행은 많이 한 반면, 의외로 일본은 가까운데도 갈 
생각이 별로 없었습니다.  예전에 두 번 정도는 갔었지만 과거 역사 때문인지 거리 때문인지
가고 싶다는 호기심이 크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일본을 가보니 거리 상 덜
피곤하고, 우리와는 다른 외국이라는 느낌도 많이 들어 다른 지방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같은 동양인도 이렇게 느끼니 서양의 외국인이 일본을 왔다 가면 그 색다른 문화와
유물, 유적에 빠지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두 노인을 모시고 나선 일본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나름 좋은 기억을 갖게 되어 얼마나 감사하고 다행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두 분
모두 건강하게 잘 따라와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