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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동남아)

롤레이 사원에서

by blondjenny 2010. 11. 14.

 

 

두 번째로 들린 곳은 크메르 초기 유적군에 해당하는 롤루어스 지역의 롤레이 사원, 프레아 꼬 사원,
바꽁 사원입니다. 그 중 롤레이 사원을 먼저 들렸는데 이 곳은 사원이라기 보다 사당에 가까운데
현재는 4기의 탑이 남아있을 뿐이지만, 창건 당시에는 훨씬 복잡한 구성였답니다. 사원명인 롤레이는
'하레하라 + 알라이' 라는 두 단어가 하나로 합쳐진 말입니다. 하레하랄라이는 9C 경, 현재의 롤루어
지역에 건설된 앙코르제국 최초의 수도 명칭였습니다. 이 사원은 야소바르만 1세가 부왕을 애도하기
위한 공물로서, 서기 896년 인드라바르만 왕에 의해 건조되기 시작한 3,800m x 800m 에 달하는 거대한
호수의 중앙에 위치한 인공섬에 있었습니다. 롤레이는 크메르 제국 최초의 수상사원이며, 동서 바라이에
있는 메본 사원의 원형이 되는 셈입니다. 지금은 물이 말라 차를 타고 가지만 당시엔 이 물이 도시의
식수와 농업용수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붉은 라테라이트석으로 에워쌓인 담벽과 탑의 문설주 4군데에
새겨진 고대 산스크리트어는 서체 자체가 아름답고 극히 예술적일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은 이 사원의
봉헌이 결정된 경위, 각 탑에 봉헌된 선조의 이름, 작업을 분담해 탑 제작에 수고한 신하 수백 명의 이름과
작업내용들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어 귀중한 문헌사료로 간주됩니다. 이 사원의 정확한 구조는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알 길이 없으며 훼손 정도가 아주 심하여 그 원형을 복원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때문에
우선은 겨우 지지대로 무너져가는 것만을 막아놓았을 뿐 아직까지 별다른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고 합니다. 모든 입구는 동쪽으로 난 문만 열려있고 서, 남, 북쪽의 문은 없거나 닫혀있습니다.

한 편에는 현대식 사원도 있는데 현재는 스님들 교육장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처음 이 사원을 본 느낌은
그저 허물어져가는 돌무더기 정도로 생각되었는데 이 곳이 전에는 호수로 둘러싸인 인공섬였다는 가이드
말을 들으니 새삼 주위를 다시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가이드 말대로 사원이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작아 보여
사당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최초의 수상사원이라면 그 의미가 달라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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