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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동남아)

앙코르톰과 바이욘 사원

by blondjenny 2010. 11. 29.

 

 

일정에 앙코르톰을 가기로 했는데 워낙 큰 유적군이라 버스 대신 오토바이 툭툭이를 이용하여 이동하기로
하였습니다. 앙코르톰은 옛 캄보디아 씨엠립에 있는 크메르 제국의 마지막 수도 유물군입니다. 12세기
후반에 자야바르만 7세에 의해 건립되었으며 3kmx3km=9km² 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방대한 도읍지로
자야바르만 7세의 독특한 건축이념으로 빚어진 불교건축의 걸작품입니다. 주위의 유적군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앙코르는 고대 산스크리트어로 '도시', 톰은 크메르어로 '크다'라는
뜻입니다. 즉 '거대한 도시'라는 뜻입니다. 앙코르톰은 주변 3km의 수로와 라테라이트로 만들어진 8m
높이의 성벽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외부에는 남대문, 북대문, 서대문, 사자의 문 그리고 승리의 문 등
다섯 개의 문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앙코르톰의 정중앙에는 바이욘 사원이 있고, 그 주변으로 코끼리
테라스, 문둥왕의 테라스, 프레아 피토우 등의 유적이 있습니다. 바이욘 서북쪽은 앙코르톰이 건설되기
이전부터 존재하던 바푸온 신전과 삐미아나까스 등과 함께 왕궁이 있었고, 동북쪽은 왕궁의 확장 부분으로
테라스와 왕실의식을 치르던 왕실정원(왕의 광장)이 있었습니다.

톰의 건축물을 대표하는 바이욘을 예로 들자면 독특한 구조물로서 일반적인 건축법 즉 벽돌을 쌓아 석회나
진흙을 발라 굳히는 그런 공법이 아닌, 서로 크기가 다른 큼직한 바위들을 쌓아올려 자연스레 의도적인
형상을 만들어 낸 신비한 건축이란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앙코르왓이 치밀한 설계 하에 짜여진 인공적인
건축물이라면, 톰의 중심인 바이욘은 자연미 그대로를 간직한 건축물로서 높게 평가받고, 앙코르왓이 지엄한
힌두교 사원이라면 앙코르톰은 근본은 힌두교지만 그 위에 불교를 가미한, 즉 힌두교 위에 승화된 불교의
승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앙코르왓이 여성적이라면 바이욘은 남성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외부는
해자로 둘러싸여 외부의 침입에 대응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바이욘은 전체가 3개의 층으로 되어 있는데
1층은 벽에 부조가 조각된 회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고기를 잡고 시장을 보고 축제를 하는 모습들을
비롯해 그 당시 참족과의 전투장면, 그리고 왕실의 생활상들이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어 말 그대로 인간
세상의 영역입니다. 2층의 갤러리에는 힌두교의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전쟁과 그들의 이야기, 그리고
압샬라 요정들의 이야기에 대한 부조들이 조각되어 있으며 이곳은 바로 신의 영역인 것입니다. 그리고
3층은 바이욘의 미소와 십자형 구조의 중앙 성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총 54개의 탑이 있었는데 현재는
36개만 존재하는데 이 탑에 조각되어 있는 얼굴은 불교의 관음보살상이며 바로 자야바르만 7세의
모습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새벽 일출 때에는 보는 방향에 따라 200여개의 미소를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크메르의 미소라고도 불리며 누군가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라 칭하기도 합니다.

1층의 조각들도 섬세하고 정교했지만 맨 위 층에 올라 미소를 띤 조각상을 코 앞에서 바라보니 그 규모가
엄청났는데 이렇게 큰 바위에 어떻게 저렇게 아름다운 미소를 4면에 조각할 수 있었을까 경외심마저
들었습니다. 7-800년 전에 이런 조각을 할 수 있었던 선조들에 비해 현재 그들 후예의 생활은 너무
빈곤해보여 안타까움이 들었지만, 한 편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조각이 있는 한 관광객은
늘어날 것이고 계속 선조들의 덕을 보겠구나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