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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동남아)

코끼리 테라스와 문둥왕 테라스

by blondjenny 2010. 12. 4.

 

 

삐미아나까스 왕궁의 정면에는 코끼리 테라스와 문둥왕 테라스가 세워져 있습니다. 코끼리 테라스와
문둥왕 테라스는 12세기 후반 자야바르만 7세에 의해 건립된 불교 건축물입니다. 프랑스인들이 이름을
붙였다는 코끼리 테라스의 폭은 14m, 길이는 300m로 중간에 실물 크기의 코끼리가 새겨져 있고, 어귀의
좌우에는 각각 3마리의 코끼리 머리 조각이 있습니다. 이 테라스는 각종 왕실의 행사에 이용되었는데,
코끼리 테라스가 위치한 곳이 동문, 승리의 문이 있는 부분입니다. 전쟁에서 이긴 자는 이 문으로

들어오고 지면 서쪽문으로 들어와 참수를 당했답니다. 지금 이 기단의 위쪽은 그 옛날에는 황금칠을

한 목조건물들이 늘어선 왕궁이 즐비했었고 바로 이 위에서 자야바르만 7세는 남 베트남 즉 참파로의

원정군을 사열했답니다. 앙코르가 제국을 이루는 출발점이 바로 이곳였습니다.

코끼리 테라스의 북쪽 바로 옆에는 문둥왕 테라스가 있습니다. 문둥왕 테라스라는 이름은 여러 설이

있지만 그 중에 말년에 문둥병으로 죽었다고 하는 자야바르만 7세의 석상이 있기 때문에 붙여졌다는데

문둥병으로 인해 손과 발, 성기가 없는 모습입니다. 수많은 병원을 지었던 그이기에 여기서 빌면 병자가

낫는다고 믿고 많은 사람들이 기원을 바친답니다. 현재 이 석상은 복제품이며 오리지날은 프놈펜의

국립박물관에 옮겨져 있습니다. 이곳 테라스는 특이하게도 내벽과 외벽의 이중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당시 이 테라스 위에는 커다란 사원이 세워지고 있어서 그 무게로 인해 무너지곤 했기 때문에 벽을 한

겹 더 쌓았다고 합니다. 외벽의 조각들은 여러 신들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고, 테라스에는 수미산에 있는

신들과 왕, 그리고 압샬라가 4-5단, 20m에 걸쳐 촘촘하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큰 뱀인 나가신은 보통의

경우 7개에서 9개의 머리를 가진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곳의 나가는 그보다 갑절이 많은 14개의 머리를

갖고 있는 것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다른 사원에서는 볼 수 없는 입체감 넘치는 조각들이 현대 예술 못지 않은 감각으로 묘사되어 시간

여유만 있다면 좀더 찬찬히 둘러보고 싶었는데 툭툭이가 기다리고 있어 발길을 재촉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위 사진은 코끼리 테라스의 벽면 조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