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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동남아)

바푸온 사원과 삐미아나까스

by blondjenny 2010. 12. 2.

 

 

다음으로 간 바푸온 사원은 11세기 중반 이미 다녀온 바이욘 사원보다 200년이나 앞서 만들어진
것으로 처음에는 청동탑였다고 하는데 힌두교 파괴의 신 시바를 모셨던 곳입니다. 바푸온은
수미산의 상징으로 지어진 3단의 피라미드형 사원이며, 앙코르의 세 번째 사원으로 우다야딧야바르만
2세 때 건립되었습니다. 바푸온 사원은 왕성 안에 있지만 앙코르톰의 건설 이전에 세워졌으며,
지상으로부터 43m 높이에 있는 사암으로 된 회랑이 있는 첫 번째 모델이 된 사원입니다. 이 사원에는
황금의 링가가 모셔져 있고, 노예들의 반란을 진압한 장군이 이곳에 와서 왕에게 충성을 서약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현재는 복원공사로 인해 입장이 허락되질 않습니다.

그 다음으로 삐미아나까스를 들렸는데 삐미아나까스는 '하늘의 왕궁'이라는 뜻이랍니다. 이곳은
앙코르에 도읍을 정했던 10세기-11세기 초기에 라젠드라바르만 2세에 의해 지어진 힌두교 사원입니다.
황금탑이란 이름도 갖고 있으며 원나라 세관원으로 톰에 거주했던 주달관의 방문기에 의하면 3층의
성소 꼭대기는 황금으로 입혔다고 전해옵니다. 붉은색 라테라이트와 사암으로 건립된 삐미아나까스는
1층(계단층), 2층(갤러리층), 3층(성소)의 구조를 취하는데 그 층을 나눔에 있어서도 섬세한 배려와
미적 감각이 돋보입니다. 각 2단층마다 양쪽에 사자상으로 장식을 했는데 아쉽게도 늠름한 사자상의
일부만 남아있습니다. 이 사원에서 왕은 여인으로 변장한 토지신, 또는 뱀왕의 딸과 매일 밤 탑의
꼭대기에 올라가 동침을 했으며 만약 왕이 하루라도 그 의식을 거르게 되면 바로 재앙이 닥친다고
믿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이 삐미아나까스를 오르는 계단은 그 각도가 70도는 족히 돼보이는데 어찌나 가파른지 양 쪽 손으로
한 계단 한 계단 짚으면서 겨우 겨우 올라갔습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여자들은 대부분 밑에서 쉬고
있었고 남자들과 그래도 호기심이 있는 저같은 사람들은 두려움을 무릅쓰고 올라갔습니다. 위에는
특별한 것은 없고 회랑과 작은 출입구의 흔적들이 남아있었습니다. 내려올 때는 나무로 만든 한 쪽
면만 지지대가 되어있는 계단을 두 손으로 꼭 붙잡고 아찔한 공포 속에 겨우 내려왔습니다. 대체로
이곳 사원에서는 신에게 다가가기 어렵게 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수직에 가까운 계단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은 삐미아나까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