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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동남아)

킬링필드에 대해

by blondjenny 2010. 12. 21.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방문지인 와트마이 사원을 들렸습니다. 정문에 들어서니 오른쪽에는 해골이 그대로
드러나보이는 위령탑이 있고, 왼쪽에는 미군과 킬링필드에 의해 학살당한 사람들의 영혼을 달래주는

사찰인 와트마이 사원이 있었습니다. 크메르루즈군의 폭군 폴폿에 의해 학살당한 씨엠립 근처에서 나온

유골을 전시하고 그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서 1988년 '지식인들의 무덤'을 추모하는 사원이 건립되면서

위령탑이 설립되고 당시 정글속에 묻혀있던 해골이 공개되었답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이때 미군의

폭탄투하로 40%, 폴폿이 30%, 기아와 질병으로 30%가 죽었다고 합니다. 그곳에는 비참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게시되어 있는데 이상적 혁명 과업에 대한 업적을 남긴다는 의미로 사진 촬영을

허용했는데 이것이 지금은 그들이 저지른 만행의 생생한 증거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앙코르왓의

지옥편 부조에 나타난 방법으로 잔인하게 특히 지식인들, 심지어 어린 아이와 임산부까지 죽였다고

합니다. 선생님이나 안경을 쓴 사람, 손에 굳은 살이 박히지 않은 사람들은 지식인으로 분류해서

우선적으로 학살을 했습니다. 그 당시 폴폿 정권에 의해서 억울하게 학살된 인구가 캄보디아 인구의

1/3인, 250만명에 이른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숫자입니다. 그러나 정작 이 학살의 주범인 폴폿은

1998년 가택연금 상태에서 병사했다니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캄보디아는 1864-1940년까지 프랑스의 지배, 1941-1970년까지 시아누크 왕정, 그리고 1970년

시아누크의 반대파이자 친미성향의 론놀이 미국 CIA의 협조와 지원을 받아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합니다.

론놀은 정적을 공산주의자로 몰아서 무자비하게 제거하는데 당시 축출된 시아누크 왕을 받아 준 유일한

나라가 바로 김일성이 주석으로 있던 북한입니다. 그러나 론놀은 농민혁명에 의해 4년 만에 실각하게

되고 공산정권인 크메르루즈군이 장악하게 됩니다. 당시 지도자였던 폴폿은 가난한 하류층에서 프랑스

유학까지 마친 최고 엘리트 계층입니다. 급진적 마오이즘에 심취해 있었던 폴폿은 농업에 기반한

공산주의 사회를 최단시간에 건설하기 위해 미국의 론놀 정권에 가담한 사람들과 베트남 내통자,

부유층, 지식인, 전문직 종사자 등을 반혁명분자로 몰아 무참하게 학살했습니다. 폴폿은 처음에는

지지를 받았으나 급진적인 혁명정책과 아울러 론놀정부보다 더 무자비한 정적제거 및 지식인에 대한

탄압으로 이른바 킬링필드라고 불리우는 대량학살을 자행합니다. 결국 1978년 캄보디아는 내전상태에

빠지고 이틈을 타서 베트남으로 망명한 크메르루즈군 연대장 출신인 훈센을 내세워 베트남이 무력

침공을 해서 1979년 1월 프놈펜을 재탈환하고 캄보디아 인민민주주의 공화국을 수립합니다. 이 정권은

1989년 10월, 소련및 동구권의 몰락으로 인한 공산주의의 쇠퇴와 이에 따른 베트남의 경제적인 부담과

국제적인 비난으로 말미암아 베트남군의 철수로 막을 내리고, 그 후 캄보디아는 김일성과 의형제를

맺었던 시아누크가 왕으로 즉위하고 연립정부를 이룹니다.

훈센이 권력을 잡은 후에는 보복을 하기보다 회유의 방법으로 우선 내전을 종식하고 경제를 일으키고자

노력합니다. 캄보디아를 잘 사는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이 '대한민국의 새마을

운동'이고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故 박정희 대통령이랍니다. 2004년 11월 시아누크 왕이 물러나고,

현재는 시아모니 왕이 있는데 훈센이 만든 헌법 1조에 '왕은 통치하지 않는다'라고 명시하여 상징적인

존재로 남아있습니다. 현재는 폴폿 정권 당시 지식인들이 다 죽임을 당해서 실제로 국가를 이끌어갈

인재가 거의 없답니다. 그러나 지금 어린 세대는 교육을 받고 있으므로 앞으로는 나아지리라 생각하며

위령탑 앞에서 짧은 묵념을 올렸습니다.

*위 사진은 당시 희생자의 유골을 모신 위령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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