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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동유럽, 독일)

타트라 산맥을 넘어

by blondjenny 2012. 11. 5.

 

폴란드의 크라코프에서 1박을 한 우리는 동구의 알프스라 일컬어지는 타트라 산맥을 넘어
슬로바키아를 거쳐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갈 예정입니다.  처음에는 버스를 오래 타는 게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곧이어 펼쳐진 녹색의 초원은 그런 우려를 말끔히 날려버렸습니다.

 

카르파티아 산맥에서 제일 높은 산인 2,663m의 타트라 산은 폴란드와 슬로바키아 사이에
걸쳐진 알프스 산맥 중 하나로
3/4이 슬로바키아에, 나머지 1/4은 폴란드에 속합니다. 
슬로바키아에서는 1949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 사람의 손때가 덜 묻은 이곳은 수많은 희귀 동식물의 보고라고 합니다.  2,400m
가 넘는
봉우리가 5-6개나 있고, 침엽수, 만년설, 빙하 호수, 바위 절벽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겨울은
길고 여름은 짧으며, 늦은 봄과 초가을은 맑은 계곡과 한가함을
즐길 수 있는 여행하기에
최상의 계절입니다.  타트라 산기슭 북쪽에 몇 십 개의 작은 마을이
모인 포드할레 지역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아직도 전통적인 고산지대 생활을 유지하고 있답니다.  슬로바키아의
작은 마을인 자코파네는 타트라 산맥의 관광 핵심지로 이젠 겨울이면 스키 관광객들로
넘쳐나는 관광명소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이곳을 지나간 시기는 늦은 봄이라 초록색이 온 세상을 뒤덮어 트레킹을 하기에도
안성맞춤이었으나 시간에 쫓기는 일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마치 달력 속의 한
장면처럼 쉼 없이 지나가는 침엽수의 행렬과 점점이 박혀있는 빨간 지붕의 집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버스에서 장시간을 보냈지만 아우슈비츠 수용소와
소금광산의 어두운 색은 어느 새 다 잊혀지고 밝고, 건강한 푸른 색에 여행으로 지친 심신이
저절로 회복되는 멋진 시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