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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중국, 타이완)

북경에서의 둘째 날 1

by blondjenny 2009. 8. 26.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많이 오고 있었습니다. 이 날은 대부분 일정이 야외로 잡혀 있어 특히 만리장성이
포함되어 걱정이 되더군요. 일단 아침을 먹으러 갔는데 중국식 뷔페였어요. 중국식으로 볶은 야채들과
중국식 꽃빵, 만두, 옥수수, 볶음밥, 호떡 비슷한 것, 계란 후라이, 그리고 세 가지 종류의 스프, 수박,

커피와 주스 등이 있었습니다. 대충 먹고 7시까지 모여 버스를 탔는데 가이드가 비가 오니 오늘 일정과

내일 일정을 바꾸는 게 어떻겠냐고 제의를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첫 목적지가 라텍스를

파는 상점이라 가이드가 좀 맘에 안들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지난 번 태국 갔을 때도 라텍스

상점에 들렸었고 그 후 태국에서 라텍스 공장을 하는 아는 분을 통해 이미 침대 매트와 베개를 구입했기

때문에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설명을 듣다 보니 가격을 두 배에서 세 배를 붙여 부르는 거예요. 너무

기가 막혀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작은 소리로 너무 비싸니 사지 말라고 얘기를 했지요. 가이드 커미션이

포함되어 그렇겠지만 그래도 심하더군요.

그 다음으로는 서태후가 여름 별장으로 썼다는 이화원을 갔습니다. 전형적인 중국풍 정원인 이화원은

곤명호와 만수산을 배경으로 하는 청대의 별궁으로, 연꽃이 유난히 아름다워 서태후는 이 연못에서

낚시를 즐겼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보존이 가장 잘 되어있는 고대 정원으로 3/4이 물이랍니다. 곤명호는

기존의 작은 연못을 확장하면서 항저우의 서호를 모방하여 인공으로 만들어졌는데, 곤명호를 만들려고

파낸 흙을 쌓아 올린 것이 공원의 북쪽에 있는 만수산입니다. 이 만수산 자락에 이곳 건축물의 대부분이

들어서 있으며 1988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습니다. 우산을 들고 일행을 놓칠까봐

눈은 가이드를 좇으며 중간 중간 사진을 찍느라 두 손이 엄청 분주한 가운데 서태후를 위해 만들었다는

총 길이가 무려 728m에 이르는 장랑에 이르렀습니다. 장랑은 그 자체로서도 이화원의 명물이며, 내부에

있는 그림도 좋은 구경거리입니다. 인물, 산수, 꽃, 새 등을 그린 색채화가 8천 여 점이나 된다고 합니다.

장랑을 나와 몇 개의 대문을 거치니 어느 새 출구가 보이는데 3층 목탑 형태의 팔각형 불향각을 보지

못해 서운한 채 발길을 돌렸습니다. 패키지를 따라가니 제가 보고 싶은 곳을 볼 수 없는 불편함은
감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전히 빗줄기는 세서 뿌연 하늘과 호수가 온통 회색빛이라 그 아름답다는

풍경을 또렷이 볼 수 없어 아쉬움은 더했습니다.

*위 사진에 멀리 불향각이 빗 속에 뿌옇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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