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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중국, 타이완)

북경에서의 셋째 날 1

by blondjenny 2009. 8. 30.

 

북경에서 맞는 세번 째 아침은 우선 맑아서 안심이 됐습니다. 6시 반까지 아침을 먹고 7시에 버스를

탔습니다. 38명이라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래도 시간을 잘 지켜 다행히 스케줄에 차질없이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일찍 서둘러서 처음 간 곳이 동인당이라는 한약방여서 조금은 어이가

없었습니다. 가이드 입장에서 돈이 되는 곳을 들리는 걸 탓하는 게 아니라 우선은 관광을 하고 그 외의

일을 하는 게 순서일텐데 거꾸로 되었다는 느낌였습니다. 동인당에서는 무료 진맥도 해주고 원하는

사람은 한약도 짓느라 시간을 많이 지체했습니다. 그 후 버스를 타고 1시간 이상을 달려 북경에서

40 여km 서북쪽에 자리잡은 명 13릉에 도착을 했습니다. 명 13릉은 명나라 황제16명 중 13명이 묻힌

능인데 일반에게 공개된 것은 정릉과 장릉, 소릉 세 곳 뿐이며 그 중 13릉 가운데서 가장 오래 되고

규모도 가장 큰 명조 제 3대 영락제의 능인 장릉을 보기로 했습니다. 1409년 영락제가 2년 동안 직접

북경 주변을 살핀 뒤 잡은 자리랍니다. 명 13릉은 난징의 명효릉과 함께 2003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황제가 제사를 지내던 능은전이 지금은 박물관의 역할을 하며 영락제의

동상과 유물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뒷 편의 높은 누각에 올라 한 바퀴 둘러보고 내려

왔습니다. 버스를 타러가는 도중에 큰 복숭아 4-5개에 천원을 외치는 아주머니들이 몰려 있어 사고

싶었지만 가이드가 다른 가게를 권유하기도 하고 또 다음 날은 돌아가야 하는데 다 못 먹을 것 같아
참았습니다. 능으로 가는 도로 양 옆에는 복숭아 나무가 많았습니다.

그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점심식사 장소와 옥을 파는 국영 상점이 붙어 있었는데 이 곳은

중국 당국에 의해 관광버스가 꼭 들려야 하는 곳이랍니다. 거기서 냉정옥 또는 비취로 된 반지, 팔찌,

목걸이 등을 많이들 샀어요. 그리고는 잠시 파스와 호랑이 기름같은 연고를 파는 곳을 들려서 용경협과

만리장성을 보러 갔습니다. 원래는 만리장성을 케이블카를 타는 걸로 알고 갔는데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바람에 그냥 걸어올라 가기로 하고 용경협으로 먼저 갔습니다. 용경협은 작은 계림,

작은 삼협이라고 불릴 만큼 높이 솟은 가파른 봉우리들이 장관을 이루는데 산 아래의 계곡물을 70m

높이 댐으로 막아 놓고 유람선을 운행하는 곳입니다. 전체 구간은 21㎞ 정도이고, 유람선에서 운행하는

거리는 7㎞ 가량 됩니다. 강택민이 썼다고 전해오는 '용경협'이라고 붉은 글씨가 새겨져 있는 절벽도

있습니다. 이 곳에는 케이블카도 운행되고 번지점프 시설도 있었습니다. 유람선을 타고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강 양쪽에 높고 가파른 절벽들이 연이어져 신비한 느낌이 들더군요. 시원한 계곡바람을

맞으며 절경 사이를 한 40분 가량 돌다보니 모든 근심이 하찮아 보이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게 다시

속세로 돌아가기가 싫었습니다.
*위 사진은 장릉 입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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