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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중국, 타이완)

북경에서의 셋째 날 2

by blondjenny 2009. 9. 1.

 

용경협을 나와 만리장성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용경협을 떠난 시각이
오후 4시 쯤인데 만리장성까진 30분 이상 걸린다는데 만리장성의 매표소가 4시 10분 정도면 문을
닫는다는 겁니다. 이미 케이블카는 포기했지만 가이드가 한 두번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닐텐데
한약방이나 파스 파는 곳에서 시간을 너무 끌었던 거지요. 물건을 파는 상점에 갔을 땐 전혀 독촉을
안하고 정작 관광지에선 시간을 촉박하게 줘서 모두들 불만이 좀 있었어요. 아무리 그래도 중요한
관광지를 시간 개념없이 그렇게 한다는 게 프로답지 못하다고 여겼습니다. 제가 80년 대에 이태리 현지
관광단에 끼여 로마, 폼페이, 나폴리관광을 하기도 했고, 4년 전에는 러시아 현지 관광단과 함께 북유럽도
갔다 왔지만 어느 가이드도 이런 식으로 하는 데는 없었습니다. 가이드들에게도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가이드 자신도 당황해서 만리장성 올라가는 코스가 세 곳이 있다는데 그 세 곳에 한참
전화를 하더니 뇌물을 주기로 했는지 마침내 한 곳의 표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못가면 다음 날
아침에라도 가야한다며 다른 분도 흥분을 해서 인터넷에 올리면 이 가이드는 이제 끝장이라는 둥
분위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겨우 표를 끊고 거용관장성을 보게되었습니다. 중국인들은 평소에 만리장성이라는 낱말보다
장성이라는 말을 일상에서 많이 사용한답니다. 현재 관광객들을 위해 개방되어 있는 곳은 여러 군데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곳은 북경시에서 북서쪽으로 약 70km 떨어진 팔달령장성인데
줄여서 장성이라고 합니다. 케이블카가 있어 우리도 처음에는 이 곳을 가려고 했었는데 매표소가 문을 닫아
북경 시내에서 약 50km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춘추시대에 연나라 관문이었던 곳을 진시황 때 군사요새로
조성한 거용관장성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이 곳은 만리장성 6,350㎞를 관장하는 3개 관 중 북경을 방호하는
중심축으로 흉노족의 남하를 막는 역할을 했습니다. 동쪽 끝 발해만과 만나는 지점에는 산해관이라 하여
주로 여진족을 방호하는 곳이 있고 서쪽 끝으로는 감숙성에 가옥관이 있습니다. 한, 당대에서는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으나 명은 몽고의 재침입을 두려워해서 장성의 확장 강화에 나섰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장성의 대부분은 명대의 것인데, 현재까지 존재하는 오래된 성곽으로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축성의 재료는 햇볕에 말린 벽돌과 전,돌 등입니다.

2006년 4월에 열린 중국의 학술단체 중국장성학회의 조사에 의하면 '만리장성이 안전하게 보전되어

있는 지역은 전체의 20% 이하이고, 일부 현존하는 지역은 30%이고, 나머지 50% 이상은 모습이

사라졌다.'라고 보고 되었습니다. 그만큼 훼손이 심하다는 얘기겠지요. 장성은 일꾼이 성벽을 쌓다

죽으면 그 자리에 묻혔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긴 무덤이라고도 불립니다. TV나 책에서만 보던 그

만리장성을 직접 눈으로 보고 발로 밟아보니 가슴이 벅찼습니다. 이미 시각이 5시가 넘어 사람들도

많지 않고 그리 덥지도 않아 오르는데 크게 힘들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주어진 시간도 많지 않고

계단이 꽤 가팔라서 높이 올라갈 순 없었습니다. 다음에 다시 오면 좀더 여유를 갖고 높이 올라가

전체를 바라봐야겠다고 생각하며 가슴 가득 감동을 안고 내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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