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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중국, 타이완)

북경에서의 마지막 날 1

by blondjenny 2009. 9. 3.

 

어제 저녁에는 함께 여행한 사람들끼리 마지막 저녁이라며 쇠고기와 양고기에 야채를 넣은 샤브샤브를

잔뜩 먹고 그 음식점에 딸린 전신맛사지실에서 맛사지도 받았습니다. 발맛사지를 받으니 하루 종일 걸었던
피로감이 확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맛사지사들은 '괜찮아요?, 아파요?, 세게?, 약하게?' 등 한국어는 몇

가지 단어 밖에 모르는 중국 사람들 같았습니다. 물론 조선족일 수도 있지만요. 호텔로 돌아와서는 대충

짐정리를 해놓고 북경에서의 마지막 잠을 청했습니다. 오늘은 북경에서의 마지막 날로 오후 3시에는

천진에서 서울가는 비행기를 타야합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가방을 싸서 호텔 로비에 맡겨놓고 아침

식사 후 마지막 관광지인 천단공원을 보러 버스에 올랐습니다.

매년 풍년을 기원하는 것은 황제의 연례행사였고, 비가 오지 않으면 기우제를 지냈습니다. 1406년에

시작하여 명의 영락제 18년인 1420년에 완공된 천단공원은 명.청 시대 중국에서 군주 제천행사를 맞기

위해 지은 제단 중 가장 유명한 건축물 중의 하나로서 천안문, 자금성과 함께 북경의 심벌입니다. 그

크기는 자금성의 4배입니다. 북쪽에는 기년전과 황건전이 있고, 남쪽에는 원구단과 황궁우가 있습니다.

기년전은 목조에다가 금도금을 입힌 3중 처마로 된 원형궁전이며, 직경 32m, 높이는 38m의 들보, 마룻대,

못 따위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독특한 공법으로 지었습니다. 푸른지붕은 유리기와라 불리고 하늘을

상징하는데 명대에는 아래부터 자주색, 황색, 푸른색의 3색이었던 것을 건륭제가 1751년에 중건을

하면서 전부 청색으로 바꾸었답니다. 중앙의 용정주는 일년 사계절을, 가운데 12개의 기둥은 12개월을,

바깥 쪽의 12개 기둥은 12시진(2시간)을, 내외 처마기둥 24개는 24개의 절기를 각각 상징합니다.

199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고, 1918년에는 공원으로 일반에 공개되었습니다.

원구단은 천단의 주요 건물 가운데 하나입니다. 흰백옥석 난간으로 둘러싼 3층 석조 원대로서 명,청 시기

매년 동짓날 황제가 친히 이곳에 와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며 풍년과 태평에 감사를 드리고 또 내년의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제천의식을 거행하였는데 명실상부한 천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 층의 4면에는

9단으로 된 계단이 있고 각 층의 주위에는 정교하게 새겨진 백옥으로 된 난간이 있는데, 그 난간의 수는

모두 9의 배수입니다. 상층의 지경은 9장, 중층은 15장, 하층은 21장인데 합치면 역시 9의 배수인 45가

됩니다. 중국에서는 9라는 숫자가 황제를 상징하게 되었고, 황제가 사는 궁궐을 지을 때도 9 또는 9의

배수를 많이 사용했다고 합니다.

황궁우는 전문 신주를 모셔놓은 사당으로 목조구조이며, 기년전을 축소해 놓은 듯한 아담한 건물입니다.

황궁우의 담인 회음벽은 원형이며, 벽돌을 다듬어가며 빈틈없이 쌓았는데 두 사람이 벽 안쪽에 대고 벽을

향해 낮은 소리로 이야기하면 마치 전화로 통화하는 것처럼 음파가 담벽을 따라 계속 반사 전진하며

서로의 말을 똑똑히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것이 사실인지 아니면 우연에 의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발상이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천단공원에 들어서자 마자 그 규모에 놀라고 또 관리가 잘 되어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TV에서

보던대로 시민들이 자유롭게 춤도 추고, 운동도 하고, 태극권도 하고, 트럼프도 하며 즐기는 모습을 보니

신기했습니다. 더 이상 제사를 지내는 일은 없지만 이제는 중요 관광지와 시민공원으로서의 그 역할을

다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혹시 시민들한테는 무료인가 싶어 가이드에게 물으니 여기 시민들한테도

멤버쉽을 통해 입장료를 받고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공원을 빠져나오며 하나라도 더 카메라에 담으려고 일행의 꽁무니에서 계속 셔터를 눌러댔습니다.
*위 사진은 천단공원 내 기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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