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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중국, 타이완)

성황각과 성황묘를 보고

by blondjenny 2010. 5. 11.

 

오산의 성황각과 성황묘를 향해 오르는 길은 계단이 꽤 있었지만 그리 힘들진 않았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면이 온통 조각된 거대한 벽면이 나타나고 계단을 더 오르니 마침내 웅대한 성황각이 보였습니다.
큰 나무가 멋들어지게 조화를 이루는 누각은 밖에서만 보아도 그 모습이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올라오면서 땀이 좀 났지만 그 멋진 모습에 더위도, 다리 아픈 것도 다 잊었습니다.

오산은 삼국지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도 잘 알고 있는 오나라의 왕 손권이 이 산에 진을 쳤었다 하여
오산이라 이름 붙여진 산으로 항주의 가장 번화한 상업거리인 연안로 남쪽에 위치하며 시내까지 산줄기가
뻗어있습니다. 오산 정상에는 황학루, 등왕각, 악양루와 함께 중국의 강남 4대 누각으로 꼽히는 높이
42m의 성황각이 우뚝 솟아있어 항주의 경치를 조망할 수 있습니다. 좌측으로는 서호, 우측으로는 전당강이
보이는데 물안개가 살짝 끼어있는 서호도 일품이지만 오산의 울창한 숲과 전당강을 내려다 보는 경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볼거리도 많고 경치도 뛰어나 외국 관광객은 물론, 항주 시민들에게도 인기있는
곳입니다. 가이드에 의하면 이 성황각을 오르는 엘리베이터가 중국에서 가장 느린 엘리베이터 중 하나
라는데 정말 4층까지 오르는데 얼마나 오래 걸렸는지 모릅니다. 성황각 1층에 있는 '남송항성풍정도'는
항주 공예연구소 연구원을 비롯한 장인 만여 명이 참여하여 2년에 걸쳐 만든 작품으로, 남송 시기의
생활풍속을 선명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꼼꼼하게 잘 만들었는지 그 시대를 실제로 보는 것
같았습니다. 성황각 1층부터 4층까지 천천히 둘러보고 여기저기 사진도 찍고 내려오니 바로 옆에
성황묘가 있습니다.

성황묘는 명나라 관리이며 항주 발전에 기여한 주신을 모신 사당으로 그의 신주가 영험하다 해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성황묘에 있는 사당 앞에는 자신의 나이만큼 종을 치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작은 종이 하나 있으며, 이름이 적힌 붉은색 부적들이 빼곡히 붙어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성황각을 배경으로 일행과 함께 사진을 찍고 내려오는데 조금 넓은 공터에서 몇 몇이 운동인지
무슨 춤인지 배우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지난 번 북경에서도 보았지만 중국은 공원이 그야말로 시민들이
실제로 공유하며 이용하는 누구에게나 개방된 사교장소 같았습니다. 야외라 춤을 추거나 운동하는 게
조금은 쑥스러울 법도 한데 그런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남을 의식하지 않는 국민성때문인지
아니면, 오래 전부터 어디서나 흔히 있는 일이라 익숙해서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우리는 그들을
뒤로 하고 버스에 올라 점심 식사 장소로 향했습니다.
*위 사진은 성황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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