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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중국, 타이완)

항주를 떠나 소주로

by blondjenny 2010. 6. 1.

 

오늘 아침 비행기로 터키에서 돌아왔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보니 몹시 피곤하고,
한식을 8일 중 한끼 밖에 못 먹어 일단 오자마자 밥에 신 김장김치를 얹어 점심으로 허겁지겁 먹었습니다.
그렇게 밥 한 그릇을 해치우고 나니 블로그가 궁금해서 얼른 컴퓨터를 열었습니다. 터키 이야기는 차차
하기로 하고, 우선 중국 이야기를 계속해볼까요? 그 동안 빈집을 지켜주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항주를 떠나기 전 날 밤부터 비가 조금씩 오더니 아침에도 하늘은 뿌옇고 곧 빗방울이 떨어질 것

같았습니다. 우산을 빼놓고 가방을 챙기고 아침 식사를 마치자마자 소주를 향해 움직였습니다. 오늘은

소주의 유원이라는 정원을 보러가는 날이라 맑았으면 좋았을텐데 비가 올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버스에 올라 항주에서 본 많은 풍경을 다시 한 번 되새김하는데 차창에는 어느 새 빗방울이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소주는 기원 전 514년에 도시가 성립되었으며, 현재까지 2,5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항주와 함께

중국에서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양자강 삼각주 평원 위에 자리잡고 있으며,

'동양의 베니스'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유명한 물의 도시입니다. 그리고 정원과 물로 대변되는 중국

남방의 대표적인 운하도시이기도 합니다. 낭만적이고 운치가 있는 소주운하는 시내의 어디를 가나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은 이 운하를 통해 외국으로 물자와 자원을 이동시켰으며, 편리한 교통수단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서한 초기에는 동남부 최대의 도시로 번영하여 지리적 장점과 견직물 산업의 활성화로

예로부터 부유한 상업 도시로도 유명한데, 송대에 이르러서 더욱더 번성하여 비단의 생산지로서도 명성을

날렸습니다. 소주의 비단과 자수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대표적인 예술품으로, 관광지나 쇼핑센터에서

실크로 만들어진 스카프, 잠옷, 블라우스 등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명나라 말부터 청나라 때가

전성기였으며, 견직물, 자수, 면방직업 등의 번영과 상업금융의 발달로 전국 조세납입액의 10%를 차지한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잦은 홍수 피해와 태평천국의 난으로 도시 중심은 상해로 옮겨졌습니다. 이때에
소주에 세워진 탑들이 많아서 지금도 송대의 탑이 가장 많이 남아있고, 소주의 자랑인 정원도 이때부터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소주의 정원은 정교함이 특징으로 중국 남방 고전원림건축예술의 정수라 할 수

있습니다. 송대부터 이어진 정원은 200가구에 이르렀고, 지금은 10군데 정도가 복원되어 외부에 개방되고

있습니다. 그 중 송대의 창랑정, 원대의 사자림, 명대의 졸정원과 유원이 가장 대표적인 강남의 원림

작품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가이드에 의하면 소주는 서기 900년부터 1170년까지 오나라의 수도였으며, 234개의 별장이 있는 별장

도시이고, 고층빌딩이 없으며, 별장 중에는 서태후의 별장이 최고랍니다. 그리고 소주에서는 자기 집

앞에 주차를 해도 한 달에 약 6만원의 주차비를 내야 하고, 보통은 시간당 10불(약 12,000원) 정도의

주차비를 낸다고 합니다. 우리는 버스 내내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굵어지는 빗줄기에 마음 졸이며

개인별장였던 유원으로 향했습니다.
*위 사진은 우리가 묵었던 항주의 호텔 근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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