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 (중국, 타이완)

소주, 유원에서

by blondjenny 2010. 6. 3.

 

유원에 도착하니 비가 꽤 많이 쏟아져 우산 없이는 걸을 수가 없었습니다. 날이 맑았으면 꽃 핀 정원이
훨씬 더 아름답게 느껴졌을텐데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유원은 소주 고성의 서북쪽에 위치하여 졸정원과
비슷한 시기인 1525년 명대 가정년 간에 조성되었고, 1593년 만력 21년에 완공되었습니다. 졸정원과
함께 중국 4대 정원 중 하나인 유원은 400년 전 명나라 때 서시태가 만든 개인정원으로 700m의 긴
회랑과 회랑 벽면의 각각 다른 모양의 창, 그리고 그 창을 통해 바라보는 정원의 경관이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입니다. 청대 후락해진 정원을 관리 유소가 수리하여 한벽장으로 개명하였으며, 1832년
도광 3년 일반에 공개되면서 점차 관광지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1876년 광서 2년에 관원이었던
성강이 이 정원을 다시 개보수하면서 유원이라 개명하였습니다. 제 2차 중일전쟁, 태평천국의 난
때에도 정원이 파손되어 황폐해졌다가 1954년 정부에 의해 수리되어 개방되었습니다. 이어 1961년에는
전국중점문물보호단위 중 하나로 지정되었고, 1997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습니다.

총면적은 3만 제곱미터이며, 중앙, 동, 서, 북 네 부분으로 나누어지고, 중앙 부분은 원래 한벽산장이었던
곳이며, 바깥 세 부분은 확장하여 지은 것입니다. 기석과 정자, 고목의 배치가 잘 조화를 이루어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바라보는 느낌였습니다. 동원의 관운봉은 한덩어리의 태호석으로 되어있는데, 그 높이가
6.5m, 무게가 약 5톤으로 소주 고전원림 중에서 가장 큰 태호석입니다. 반면에, 대나무와 소나무 분재로
이루어진 자그마한 정원의 아기자기함은 또다른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비로 인해 걸으면서 미끄러질까
조심스럽기도 했지만 우산을 쓰고 빗소리를 들으며 아름다운 정원을 걷는 것도 생각과 달리 꽤 운치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잠시지만 고즈넉한 아름다움에 정신마저 순화된 듯 편안한 기분으로 유원을 빠져
나왔습니다.

'나의 이야기 (중국, 타이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해의 야경을 보고  (0) 2010.06.11
소주의 거리에서  (0) 2010.06.07
항주를 떠나 소주로  (0) 2010.06.01
항주의 밤  (0) 2010.05.24
송성과 송성가무쇼를 보고  (0) 2010.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