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니 맑고 파란 하늘이 런던과는 아주 다른 상쾌한 느낌였습니다. 우리는 체크 아웃을
하고 지도를 하나 받아들고 간단한 설명을 들은 뒤 가까운 곳에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습니다.
지난 밤에는 택시를 탔는데 아침에 보니 버스로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관광 명소가 모여있었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인근 쇼핑몰의 수퍼마켓도 둘러보고 간단한 과자와 물을 샀습니다. 한 가지
불편한 것은 언어였습니다. 호텔에는 다행히 영어를 하는 직원이 있어 문제가 없었지만 버스 기사에게
관광지를 물어보는데 여간 곤욕스럽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고등학교 때 스페니쉬를 배워서 간단한
단어는 하지만 이미 많이 잊어버려 크게 도움이 되지는 못했고, 저도 6개월 정도 배웠지만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았습니다. 그런 불편함이 오히려 런던에서와는 달리 정말 외국에 왔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오후 4시 정도에는 바르셀로나 가는 기차를 타야 저녁 전에 도착할 수 있으니 지로나에서 관광할 시간이
그리 길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멀리 있는 관광지는 생략하고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을 가기로 했습니다.
지로나라는 도시에 대해 설명을 하자면 지로나는 까스떼야노(사람들이 보통 '스페인어'라고 일컫는
언어)로 표기하고 발음은 헤로나라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지로나 또는 헤로나는 스페인 까딸루냐
북동부에 있는 도시이며 지로나 주의 주도입니다. 기원 전 76년 무렵부터 수많은 침입에서 살아남은,
기나긴 역사를 간직한 작은 도시입니다. 긴 세월 동안 유태인, 무슬림의 영향에 스페인보다는 프랑스에
가까운 지리적 여건 때문에 수세기에 걸쳐 침략을 받아 도시 곳곳에 녹아있는 여러 문화의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지로나 사람들은 스페인 사람들 사이에서 고급스런 취향과 높은 콧대로 '스페인의
프랑스인'이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도시를 방어하기 위해 쌓았던 성은 이제는 그 성을 뒤덮은 담쟁이
넝클과 함께 도시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오르락 내리락하는 언덕이 많은 산에 위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로나는 골목마다 옛 정취가 느껴져 지루하지 않게 걸으며 둘러볼 수 있는 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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