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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스페인, 포르투갈)

몬주익의 올림픽 경기장에서

by blondjenny 2010. 4. 17.

 

바르셀로나 항구 서쪽의 가장 높은 언덕은 올림픽 주경기장이 있는 몬주익 언덕입니다. 로마시대
이전부터 이곳에는 사람들이 모여 살았는데 19세기부터 발전하기 시작하였으며 1929년 만국박람회가
열린 이후 대단위 관광단지가 들어섰고, 1992년 올림픽을 계기로 종합 유원지가 되었습니다. 현재는
공원으로 개방되어 바르셀로나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까딸루냐 미술관을 뒤로 하고
언덕을 따라 올라가면 올림픽 경기장과 몬주익성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바라보는 시내와 항구의
전망은 매우 아름답습니다. 몬주익성은 프랑스식 요새인데 1960년부터 지난 날의 군복, 무기, 전투
형태, 성의 모형 등을 전시하며 군사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비도 오고 성까지 걸어가는 건
무리라고 해서 아쉽지만 가진 못하고 멀리서 바라만 봤습니다. 또한 이곳은 1992년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리의 황영조 선수가 2시간 13분 23초로 골인하여 월계관을 머리에 쓴 자랑스러운 곳이기도 합니다.
스페인에서 우리나라와 황영조 선수를 위해 경기장 앞 한 켠에 기념공원을 설립해주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이곳에는 다양한 아트 갤러리, 박물관, 장미 정원이 있는 야외 무대가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있는 장소 중 하나입니다.

비가 와서 여기저기 다니기엔 조금 불편한 대신 사람들이 별로 없어 한적한 분위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습니다. 마라톤의 승자가 월계관을 쓴 형상이라는 스페인의 유명한 건축가인 산티아고
칼라트라바의 작품도 보고 올림픽 경기장 주변의 건물들도 여유있게 살펴보았습니다. 빗방울을
머금은 나무 사이를 헤치며 돌아나오면서 여기가 우리가 관광하는 바르셀로나의 마지막 관광지라
생각하니 약간 후텁지근한 공기 속에 피어난 이름 모를 노란 꽃들이 정겹고 아쉬워 지하철역을
향하는 발걸음이 자꾸 느려졌습니다. 그러나 지하철역에 닿기 전 우리는 또 다른 흥미로운 볼거리를
발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