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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터키)

우치사르(비둘기 계곡)에서

by blondjenny 2010. 7. 29.

우리는 점심식사를 하러 데린구유 동굴에서 3km 떨어진 곳에 있는 바위산인 우치사르 성채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높은 곳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전형적인 터키식 부페로 점심을 먹고 발코니로
나오니 기묘한 바위가 코앞에 있어 감탄사를 연발하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은 전체 모습 중
일부에 지나지 않아 감탄하기엔 일렀습니다. 바위산 정상에 거대한 바위를 자연 그대로 깎고 동굴을
만들어 천연의 요새를 이루고있어 '요새도시'라고도 불립니다. 과거 온통 응회암으로 뒤덮여있었던
이곳에 사람들은 외부로부터 방어를 목적으로 터널을 만들어 살았으나 부식작용으로 인해 오늘날과
같은 벌집모양의 바위산이 만들어졌습니다. 1,300m에 이르는 고지대에 위치한 우치사르는 황량하고
기괴한 주변풍경이 어딘가 특이해 보이는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마을입니다. 이런 기암이 생성된 원인은
이 지역이 예전에 바다였는데 융기한 후 다시 화산활동이 있어 그 위를 화산재들이 덮어버린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세월이 흐르면서 비바람과 부식작용으로 마모되고 부서져 약한 부분은 모두 깎여나가고
가장 단단한 암석들만 남아 현재의 기묘한 바위모습을 갖추게 된 것입니다. 자연이 만들어 낸 멋진
풍경에 그저 감탄하며 오래 전 미국에서 그랜드 캐년을 갔을 때의 충격이 떠올랐습니다. 물론 그랜드
캐년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지만 자연의 위대함은 감히 인간이 넘볼 수 없는 영역이라는 느낌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런 바위들에 수없이 뚫려있는 구멍들도 볼 수 있는데 이 구멍들은 비둘기 집입니다.
이곳에 살던 수도사들이 비둘기를 길러 '비둘기 계곡'이라고도 불립니다. 기독교인들은 비둘기 알에서
염료를 얻어 성화를 그렸고, 비둘기 배설물을 모아 연료나 포도나무 밭의 거름으로 사용하였습니다.
그래서 비둘기는 이곳에 거주하던 기독교인들에겐 귀한 손님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성채에서 지하 100m
이르는 곳에 위치한 비밀터널이 발견되었는데 이곳은 전시에 대비하여 물을 공급하던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요즈음은 이 특별한 장소를 이용한 호텔과 레스토랑들이 들어서고 있어 찾는 이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습니다.

점십식사 후에는 터키의 하늘빛을 닮은 그 유명한 터키석을 파는 매장을 들렀습니다. 원래 터키에서는
생산이 안되는데 시나이반도에서 생산된 원석이 터키를 거쳐 유럽에 전파되어 터키석이라고 한답니다.
터키석은 12월 탄생석이고 행운, 성공, 승리, 영생을 의미합니다. 그 매장에는 얼마나 한국 사람이 많이
오는지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터키 점원이 여럿 있어 언어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값은 그다지 싼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색이 곱고 질은 나쁘지 않은 것 같아 속진 않는다며 여러 명이 구매를 했습니다.
일단 부르는 값의 1/3-1/4로 깎아야 한다는데 그것도 쉽진 않았습니다. 그렇게 가이드에게 보탬을 준 후
다음 장소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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