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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터키)

갑파도키아에서 마지막 날

by blondjenny 2010. 8. 9.

갑파도키아의 마지막 관광지인 파샤바 계곡을 떠나 다음 여행지인 파묵깔레까지는 약 9시간이
소요되는데 이미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여 근처에서 숙박을 한 후 다음 날 여정을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가는 호텔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곳이 대부분이라 비록 2층이지만 계단으로 무거운
가방을 들고 올라가는 게 쉽진 않았습니다. 호텔 종업원도 1-2 명 밖에 안되어 그들을 시키자니
제 차례가 오기까지 시간도 많이 걸렸고요. 일단 호텔에서 짐을 풀고 부페식으로 저녁을 먹는데
가이드가 서울을 떠날 때부터 김치는 가져오지 말랬는데 우리 일행 중 한 명이 배추김치와 총각
김치를 한 봉지씩 가져와서 그날 배추김치를 개봉했습니다. 더운 날씨에 익어서 비닐팩이 터질
정도로 배가 불러 먹지 않을 수 없었거든요. 그러나 그 냄새가 식당 전체에 퍼져 거기서 식사하는
다른 숙박객에게 폐가 된다며 가이드한테 혼이 났지만 오랜만에 맛보는 한국 김치는 밥만 있어도
꿀떡꿀떡 넘어갈 정도로 맛이 있어 같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까지 덕분에 호강을 했습니다.

저녁 식사 후, 그냥 잠들기가 아쉬워 친구와 둘이 근처를 산책했습니다. 어둠에 싸인 계곡의 능선이
또다른 신비함으로 주위를 감싸고 있었습니다. 저녁 시간에 마을 전체에 울려퍼지는 코란의 독경
소리도 이국적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조금씩 걷다 보니 제법 불빛이 밝은 상점과 식당들이 있어
크게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관광지라 그런지 그렇게 치안이 나쁜 것 같진 않았습니다. 그 중 한
기념품점에 들어가 친구와 저는 터키 특유의 장식이 달린 가방을 1만원-1만 5천원을 주고 하나씩
샀습니다. 작은 거울조각이 수공예로 가방 앞면에 달려있어 한눈에도 이곳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기념품에 만족하며 좀 더 돌다가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갑파도키아, 괴레메
골짜기에서의 마지막 밤은 이렇게 지나갔습니다.

다음 날 눈을 뜨니 하늘은 여전히 맑은 옥색이고 건조하여 상쾌했습니다. 어제 가이드가 열기구 탈
사람을 미리 확인을 했는데 호기심에 타보고 싶기도 했지만 1시간 정도 타는데 160유로(약 25만원)

라는 거금에 우리 일행은 모두 생각을 접었습니다. 열기구 탈 사람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 이미 나갔고,
우리는 아침식사 후 밖을 내다보니 열기구가 하나 둘씩 계곡 저 편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출발까지는 시간이 좀 남아 호텔 밖에 나가 계곡과 열기구가 어우러진 풍경을 바라보며 언제 다시
이곳을 오게될까 아쉬워하며 눈도장도 찍고 사진기에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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