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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터키)

히에라폴리스에 도착하여

by blondjenny 2010. 8. 15.

긴 버스여행 끝에 마침내 히에라폴리스와 파묵깔레에 도착하였습니다. 멀리서도 파묵깔레의 흰 석회암층이
빛을 받아 반짝거려 지루하던 일행들은 갑자기 정신이 확 들었습니다. 가이드에 의하면 이곳은 개들이

많으니 귀엽다고 함부로 만지지 말라고 주의를 주더군요. 버스에서 내리니 우선 주변의 장미며 야자수,

분홍과 흰색의 유도화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우리를 맞이하였습니다. 계절적으로 운좋게 마침 꽃피는

시기에 간 것 같았습니다. 그 길을 따라 들어가면 히에라폴리스의 유적들을 먼저 만나게 됩니다. 400년

경에 지은 도시 성벽, 1,380m에 달하는 열주거리와 1,200개에 달하는 석관이 여기저기 흩어져 페허의

쓸쓸함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멀리 원형극장도 보여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많지 않아 아쉽지만 그저

바라보며 사진을 찍는데 만족하고 파묵깔레 쪽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성스러운 도시라는 뜻의 히에라폴리스는 기원 전 3세기에는 시리아 왕의 지배에 있었으나 기원 전 2세기
말에는 버가모 왕국의 지배에 있었습니다. 이 도시는 로마의 지배를 받으면서 번창해나가다가 기원 후
50년에 대지진으로 크게 파괴되었지만 네로 황제 때 재건되었습니다. 당시 히에라폴리스는 치료, 휴양의
도시이자 상업의 도시였습니다. 히에라폴리스는 한때 인구가 8만 명에 이르렀으나 계속되는 지진,

아랍인의 침입, 셀주크 터키 군과 비잔틴 제국 군대 간의 전장이 되는 바람에 급격히 황폐해졌으며

12세기 이래 폐허로 잊혀진 도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19세기에 시작된 발굴작업으로 히에라폴리스의

폐허는 다시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폐허가 된 이후에도 계속 석회성분의 물이 솟아나와 탄산석회

침전층이 유적을 덮고 있어 발굴도 쉽지 않은 상태라고 합니다. 히에라폴리스에는 2세기 경에 건축된

1만 2천 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원형극장이 있고, 온탕과 냉탕을 갖춘 로마 목욕탕이 있습니다. 원형의

객석에서 내려다보면 파묵깔레의 전망이 황홀할 정도로 멋지답니다. 현재는 로마 목욕탕의 일부가

복원되어 히에라폴리스 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이곳에서 발굴된 출토품들은 이 박물관에 전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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