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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터키)

아르테미스 신전에 대해

by blondjenny 2010. 9. 8.

에페소에서 봐야 할 것은 많고 날씨는 푹푹 쪄서 가이드도 지쳤는지 간단히 설명을 하고 빠른 걸음으로
움직이는 바람에 대충 넘어간 부분이 많았습니다. 아르테미스 신전도 그 중의 하나로 실제로 우리가
아르테미스 신전의 잔해를 제대로 볼 기회는 없었는데 에페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신전에 대한
중요하고 흥미있는 이야기를 발견하여 소개합니다.

에페소에는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였던 아르테미스 여신의 신전이 있었습니다. 아르테미스

여신(로마인들은 다이애나라고 부름)은 본래 달의 여신이었으며 호머의 작품에서는 사냥꾼의 여신으로

등장합니다. 아르테미스는 다산의 여신으로 숭배되었는데 살이 찌고 가슴에 무수한 유방을 갖고 있으며

주변에는 기묘한 모습의 동물들이 놓여있습니다. 소아시아에서 대형 건축물을 건축하는데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은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는 것인데 신전이 건설될 장소를 신중하게 선정했지만 에페소 지역은

원래 연약한 지반을 갖고 있어서 안전한 장소를 찾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당시로는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한 건축방법으로 신전을 습지 위에 건설하는 묘수를 생각했는데 그들은

우선 숯으로 두터운 층을 쌓고 그 위에 면으로 된 털을 많이 깔았습니다. 지진에 강력하게 저항하기

보다는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처럼 유연하게 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것을 알았던 것입니다.

아르테미스 신전은 에페소의 상징이었고 에페소 사람들은 스스로 '신전 파수꾼'이라고 불렀습니다.

아시아 전역에서 많은 순례객들이 모여들었는데 에페소의 은 장인들은 아르테미스 여신상을 만들어

순례객들에게 팔아서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헤로도토스가 에페소를 방문한지

1세기 정도 지난 뒤 그 훌륭하고 아름다운 신전은 B.C.356년 10월 어리석은 한 인간의 방화로

잿더미가 되어 버렸습니다. 여기서 남대문이 소실된 사건이 떠오르더군요.

바로 이때 마케도니아의 수도 펠라에서는 알렉산더가 출생하였습니다. B.C.334년 알렉산더 대왕은

페르시아를 패배시키고 에페소를 방문하였습니다. 그리고 불타버린 아르테미스 신전을 재건시켜

주겠다고 제안하였습니다. 그러나 에페소 시민들은 자력으로 신전을 복구하기를 원하여 알렉산더

대왕의 제안을 외교적으로 거절하였습니다. 아르테미스 신전을 재건하기 위해서 에페소 여자들은

가지고 있던 모든 귀금속을 다 바쳤습니다. 이렇게 재건된 아르테미스 신전은 아테네에 있는 파르테논

신전보다 4배가 큰 규모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가 되었는데 즉, 길이 약

130m, 넓이 약 70m, 높이 20m, 그리고 20m에 달하는 127개의 석주가 신전을 둘렀습니다. 이

아르테미스 신전은 B.C.7세기에 창건되고 B.C.6세기, B.C.4세기에 재건되었습니다. A.D.265년에
또다시 재건된 신전은 기독교가 로마제국의 종교로 지위를 굳힘으로써 그 빛을 잃게 되었습니다.

기독교인들은 에페소에 성 요한 성당을 짓고 또 콘스탄티노풀에 성 소피아 성당을 지을 때, 에페소의

아르테미스 신전을 헐어 건축자재로 사용함으로써 신전은 모조리 파괴되고 말았습니다. 지금은 비가

오면 늪지대로 변하는 저지대에 돌기둥 하나가 남아있을 뿐이며 에페소 박물관의 아르테미스 전시실

유물에서 그 옛날 신전의 규모와 여신상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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