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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터키)

셀수스 도서관에서

by blondjenny 2010. 9. 13.

하드리아누스 신전에 대해 쓰면서 터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일정표를 보고 얄팍한 지식이라도 얻을까 해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했다는 말씀을 드렸었지요. 그 과정에서 에페소를 검색하면 셀수스 도서관이 대표적인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하드리아누스 신전의 메두사 부조와 함께 앞면에 뜨더군요. 그런데 직접 와서 보니
그 이유가 아마 그나마 다른 것에 비해 덜 파괴되어 원형을 추측할 수 있어서가 아닌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거의 2천년 전에 이렇게 섬세하고 화려한 조각으로 치장한 건축물을 보니 당시 뛰어난 건축 기술과 열정이
느껴져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가면 그야말로 다 파괴되고 텅비어 그
허허로움에 세월의 무상함 또한 절로 느껴졌습니다.

가장 훌륭한 에페소 유적 중 하나로 손꼽히는 셀수스 도서관은 크라테스 거리의 끝에 위치해있으며 에페소
유적 가운데 전면이 원형 그대로 남아있어 당시 건축의 화려함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여러차례 훼손
되었으나 최근에 재건되었고 높은 초석 위에 세워진 이 건축물은 넓은 계단을 통해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 도서관에는 세개의 문이 있는데 각각의 상단은 지혜, 운명, 지식, 선행을 상징하는 정결한 여성상들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셀수스 도서관은 로마 집정관과 아시아 지역 총독을 역임한 셀수스 폴레마이아누스를
기리기 위한 목적으로 A.D.135년, 셀수스의 아들인 C. 아퀼라에 의해 지어진 2층 건물입니다. 셀수스의
무덤은 중앙 적소 아래 지하에 위치해있습니다. 도서관 터에 남겨져 있는 비문에 의하면 C.아퀼라는 이
건축물이 완성되기 전에 숨을 거두었고 그의 후계자에 의해 완공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도서관에 소장될
서적 구입비로 2만 5천 디나르를 남겨두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소장한 장서 규모가 1만 2천 두루마리나
되었답니다. 에페소의 도서관이었던 두란노 서원의 후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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