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여행한 경험을 얘기하다 보니 몇 가지 재미있었던 일이 떠올라 적어보겠습니다.
시카고 살 때 미시간주에 있는 워렌 둔 주립공원을 간 적이 있습니다. 미시간 호수가 마치 바다같이
넓어 비치도 있고 한국에서는 보지 못한 어마어마한 모래언덕(sand dune)이 있는 이 공원은 항상
수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입니다. 그 모래언덕이라는 것이 약 73m에 달하는 높이여서 그냥 밑에서
보면 산처럼 보입니다. 거기를 올라가는데만 30분 정도 걸리는데 대낮에는 모래가 뜨거워 신발을
신어야 오르기 편하더군요. 우리도 아이들이 어렸지만 너무 신나 하며 막 오르는데 작은 아이가
그 때 서울서 할머니가 보내주신 새 샌달을 신고 있었어요. 오르자마자 샌달이 모래 속에 파묻히면서
발을 빼니 한 짝이 벗겨져 맨발인 거예요. 아이는 울상이 되어 여기 저기 근처를 뒤졌지만 그 깊은
모래 속에서 샌달을 찾기는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한 짝을 잃어버리고 아이는 나머지 한 짝을 손에
들고 속상해하며 계속 올라간 기억이 납니다.
또 한 번은 뉴저지 살 때 매사추세츠주의 케이프 카드로 여름 휴가를 간 적이 있습니다. 멋진 바다
경치를 구경하면서 걷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뭔가 잡는 것이 보였습니다. 자세히 보니 조개를 잡아
올리고 있는데 물도 깊지 않고 어렵지도 않아 보여 우리도 한 번 잡아보기로 했습니다. 네 식구가
바지를 걷어 올리고 열심히 잡아서 제법 양이 되어 오늘 저녁은 조개탕을 끓여 먹자며 희망에
부풀었었지요. 웬만큼 놀고 조개도 양이 꽤 되어 물에서 나와 숙소로 돌아가려는데 어떤 사람이
우리를 가로막으며 여기 주민이냐고 해서 아니라고 하니까 그럼 허가증이 있어야 조개를 잡을
수 있다는 거예요. 하는 수 없이 열심히 잡은 조개를 넘겨주고 조개탕 대신 햄버거로 저녁을
때웠습니다. 그 당시는 기분이 나빴지만 지금은 또 하나의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위 사진은 워렌 둔이라는 모래언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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