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 (미국)

뉴욕의 엘리스 섬

by blondjenny 2009. 12. 5.

 

 

엘리스 섬은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리버티 섬 뒤쪽에 있는 작은 섬인데 미국 이민사의 애환이 서려있는
유서깊은 섬입니다. 미 연방정부에 의해 소유되고 지금은 자유의 여신상 국립공원 중의 일부로, 미국
국립공원 서비스의 관할 하에 있습니다. 1892년-1954년 사이에 약 1,200만명의 이민자들이 증기선
3등칸에 고단한 몸을 싣고 미국에 처음 들어오면서 거쳐야 했던 곳으로 여기서 법적 절차와 신체검사를
통과한 뒤에야 비로소 미국 입국허가를 받았습니다. 현재 미국인 40% 이상에 해당하는 약 1억명의
뿌리가 이 섬에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엘리스 섬은 1892년 1월 1일 아일랜드에서 건너온 애니 무어라는
15세 소녀를 받아들이는 것을 시작으로 1954년 11월 12일 노르웨이 선원을 끝으로 닫힐 때까지 수많은
이민자들을 받아들였습니다.

1,2등석을 타고 온 극소수 사람들은 곧장 뉴욕이나 뉴저지로 갈 수 있었지만, 이민자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3등석 승객들은 엘리스 섬을 거쳐야 했습니다. 입국 심사관으로부터 범죄자는 아닌지, 질병은

없는지 등의 검사를 받고 미국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된 뒤에야 입국 허락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창 밖 멀리 보이는 맨해튼을 바라보면서 때론 2-3일씩 기다려야 하는 이민자들은 미국 땅

어디로 가서 무슨 일을 하며 먹고 살까, 혹시 우리를 돌려보내는 것은 아닐까 하며 온갖 상념에 잠겼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입국을 거절당하는 경우는 2%에 불과했습니다. 급부상하던 미국은 공장에서, 탄광에서,

농장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을 필요로 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이민업무를 보던 건물은 1984년 이후 미국

이민사 박물관으로 개조돼 일반에 공개되고 있습니다. 당시 이민자들이 들고온 가방과 그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가보면 우리같은 미국 이민사와 전혀 관계 없는 사람들은

그 당시의 느낌을 그대로 느끼긴 어렵습니다.

'나의 이야기 (미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을 보고  (0) 2009.12.17
카네기홀에서  (0) 2009.12.16
자유의 여신상을 보고  (0) 2009.12.03
미국서 한지공예를 가르치며  (0) 2009.11.30
미국과 한국의 크리스마스  (0) 2009.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