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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미국)

크라이슬러 빌딩을 보고

by blondjenny 2010. 1. 14.

 

맨해튼을 나가면 수많은 사람과 차량, 높은 빌딩, 화려한 네온싸인에 정신이 하나도 없지만 일단 거리에
활기가 넘쳐 축 처졌던 사람도 활력을 얻는 기분입니다. 그래서 걸음도 그 휩쓸림을 따라 가느라 빨라지고
정신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소매치기를 당할 수도 있고, 볼거리도 많은 극과 극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명품과 패션의 첨단을 달리는 곳인 동시에 조금만 뒷골목으로 가면 지저분한 노숙자와 거리의 행상들이
즐비한 곳입니다. 수 백만원짜리 가방이나 옷을 판매하는 고급 백화점이 있는가 하면, 4층 건물 전체가
99센트(약 천원)짜리 물건으로 채워져있고 저녁이면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식료품서부터 악세서리까지
없는 것이 없는 서민들이 즐겨찾는 곳도 있습니다. 고급스런 물건이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동시에 지극히
서민적인 모습도 볼 수 있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나름의 공동체를 구성하며 모여드는 곳입니다.

또한 맨해튼에는 유명한 고층 빌딩들이 많은데 가장 멋진 건물을 꼽으라면 저는 크라이슬러 빌딩을

으뜸으로 꼽겠습니다. 맨해튼 동부 42번가와 렉싱턴 거리의 교차점에 위치해있으며 1930년 5월에 완공된

크라이슬러 빌딩은 전형적인 아르데코 스타일을 보여주는 아름답고 독특한 뉴욕시를 대표하는 건물 중

하나입니다. 이 건물은 윌리엄 밴 앨런에 의해 설계되었고, 기업주인 월터 크라이슬러의 이름에서

유래되었습니다. 크라이슬러 빌딩을 무엇보다 유명하게 만든 것은 바로 불꽃같은 디자인의 눈부시게

빛나는 스테인리스 스틸 타워와 우아한 아프리칸 대리석 장식의 로비입니다. 건물의 높이는 319.4m로,

완공 이듬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102층, 381m로 건설되기 전까지 세계에서 제일 높은 빌딩이었으며,

벽돌건물로는 여전히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철골구조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순수하게 벽돌로만 지어진 건물은 아니고, 순수한 벽돌건물 중 가장 높은 건물은 약 130m 높이의 독일의

성마르틴 성당입니다. 월터 크라이슬러는 자수성가한 인물로 조그만 기계상점에 점원으로 일을

시작하였으며 자동차에 대한 강한 열정만으로 1925년 자신의 이름을 건 자동차 회사를 설립하였습니다.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진 아르데코 첨탑은 차의 라디에이터 그릴처럼 생겼습니다. 크라이슬러 빌딩의

내부 역시 날개 달린 라디에이터 캡, 바퀴, 자동차 모양 등이 새겨져 있습니다. 정면과 내부의 장식은 대체로

기하학적으로 구상되었는데, 건축주인 크라이슬러의 요구에 따라 기둥을 노출시키지 않은 모서리 부분과

매끈한 외관은 1920년대 모더니즘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크라이슬러 빌딩은 현재 세계에서 18번째로

높은 빌딩으로 가장 높은 빌딩은 아니지만 독창적인 디자인과 예술적인 구성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건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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