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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미국)

미국 내 한국 식품점

by blondjenny 2011. 4. 30.

 

 

시카고에 살 때는 그 때만 해도 20여년 전이라 코리아타운이 있는 로렌스거리를 가야 한국 식품점이나
한국 식당을 갈 수 있었습니다. 미시간호수를 끼고 차를 몰아 코리아타운을 찾아 가면 벌써 입구서부터
한글 간판이 보이고 한국사람이 눈에 띄게 많이 보여 마음이 푸근해지곤 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좋아하는 자장면도 그곳에 가야 맛볼 수 있었고요. 그곳의 한 약국에는 하도 한국 여행객이 많이 와서
한국 사람이 좋아하는 비타민류나 화장품, 귀국 기념품이 한 켠에 늘 산같이 쌓여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한국 식품점들은 대개가 구멍가게보다 조금 나은 수준으로 크기나 청결부분에서 미국식 대형
수퍼와 비교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서울서 먹던 김치나 한식재료는 그곳 식품점에 가야
구할 수 있어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들리곤 했었습니다. 꾸준히 번창하던 코리아타운이 몇 년 전부터
라틴계들이 대거 들어와 지금은 많이 쇠퇴했다고 들었습니다.

반면에 LA나 뉴욕, 뉴저지의 한국 식품점은 그 규모가 미국 수퍼에 버금갈 정도로 크고 관리도 잘되어
있고, 값도 비싸지 않으면서 채소나 과일, 어류 등이 싱싱하고 종류도 다양합니다. 그래서 한국인뿐
아니라 중국인이나 일본인 같은 동양인과 라틴계통 사람들, 미국인들도 많이 쇼핑을 합니다. 예를 들면
파도 미국 수퍼에서는 99센트(약 1,100원)에 5-6뿌리를 묶은 것 2단을 주는데 비해, 한국 수퍼에서는
3-4단을 주니 자연히 그쪽으로 가게 되지요. 그리고 미국 수퍼에서는 잘 팔지 않는 한국 배나 콩나물,
각종 쌀 등도 구입할 수 있어 안 갈 수가 없습니다. 저희는 사먹지 않지만 담가서 파는 김치 종류도
많아 선택의 폭도 넓습니다. 오래 전에 일본 식품점에 갔을 때 깨끗한 환경에서 작은 단위로 포장된
자기네 음식을 자랑스럽게 파는 걸 보고 규모도 작고 지저분했던 우리 식품점이 떠올라 괜히 부아가
나고 기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젠 깨끗하고 번듯한 매장에 싱싱한 물건들이 쌓여있고 미국인을
포함한 다른 외국인들이 거기서 쇼핑하는 걸 보면 우리도 이만큼 성장했구나 하는 자부심도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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