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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미국)

미국 고등학교에 와서

by blondjenny 2009. 7. 5.

 

6년 간의 시카고 생활에서 돌아온 후 아이들은 한국 학교와 한국 생활에 적응하느라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새로운 친구와 사귀면서 새로운 즐거움도 느끼며 혼돈의 시기를 보냈습니다. 학교 수업방식도
너무나 다르고 선생님의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도 다르고 시험보는 방법은 더더욱 달라 많이 힘들어
했지요. 미국에서는 어려서부터 무조건 외워서 쓰는 객관식보다는 각자의 주관적인 판단을 필요로
하는 문제가 많아 사고력을 기르는 훈련을 많이 하는 편였습니다. 시험문제도 보너스 문제가 있어
만점인 경우 100점이 아니라 110점이 될 수도 있고 120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 만일 이번 시험을
망쳐서 점수가 나쁜 경우 2nd chance 라고 해서 또 다른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예를 들면
리포트를 써서 낸다든지 재시험을 치르게 한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그 문제에 대해 알고 넘어가게
유도를 하는 겁니다. 교육의 목적이 단지 점수를 깎기 위한 건 아니니까요.

지금은 한국도 많이 달라졌다고 하는데 당시만 해도 객관식이 대부분이고 중학교만 돼도 과목수가
워낙 많아 작은 아이 같은 경우는 자기는 이 많은 과목을 도저히 다 외울 수 없다며 미국 학교를
그리워했습니다. 더구나 언니는 샌디에고로 보내주고 자기는 한국에서 공부하란다며 툴툴거렸지만
경제적인 부담도 크고 또 큰 애와 떨어져서 생활한 경험이 너무 힘들어서 둘째는 혼자 유학을 보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남편의 미국 발령으로 아이는 원하던 미국 학교에서 고등학교 과정을 할 수
있게 되어 너무 좋아했지만, 미국도 저학년일 때나 느긋하게 놀면서 하지 고학년으로 갈수록 해야

하는 공부의 양은 많고 거기다 과외활동까지 해야 해서 바쁜 건 종류만 다르다 뿐이지 이루 말 할 수가
없습니다. 고등학교 과정으로 들어가면 매일 과제물과 SAT(한국의 수능시험) 준비와 봉사활동, 과외
활동으로 밤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어요. 더구나 저희 아이가 다니던 곳은 공립이지만 좋은 대학에
가는 비율이 높은 소문난 고등학교라 동양인 특히 한국이나 인도 아이들의 비율이 높아 부모서부터
학구열이 대단한 곳이었습니다. 그런 데서는 경쟁도 심해 GPA (전체 학점 평균수치)가 소숫점
3자리까지 표시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저학년 때의 여유있고 느긋함만 생각하고 미국
학교를 그리워한 작은 아이는 더 이상 불평을 할 수도 없고 어쨌든 여기서 대학을 가야 하니 아무
소리도 못하고 하루 하루가 새로운 도전의 연속였습니다.
*위 사진은 작은 아이가 다니던 고등학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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