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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미국)

보스톤의 퀸시 마켓

by blondjenny 2009. 5. 18.

 

보스톤을 조금 더 소개하자면 '퀸시 마켓'이라는 2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재래시장에서 출발한
마켓이 있습니다. 로마의 도리아식 기둥을 가진 건물로 많은 음식점과 상점들, 그리고 즉석에서
주문해서 먹을 수 있게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일단 그 안엘 들어 가면 이태리식
피자서부터 풍부한 해산물을 재료로 한 갖가지 메뉴가 마치 남대문 시장의 음식 골목을 연상시키듯
줄지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 그 유명하다는 클램 차우다(조갯살이 들어 간 스프)를 시켰는데 커다란
둥근 빵 속에 스프를 붓고 빵으로 뚜껑을 덮어 주더군요. 둥그런 호박 속을 파내고 위에 작은 원 모양의
제 뚜껑을 덮은 모양을 상상하시면 될 겁니다. 그런데 그 양이 혼자서는 다 먹지 못할 정도로 많은데
너무 맛이 있어서 정신없이 퍼 먹다 보면 어느 새 빵으로 만든 용기는 스프에 젖어 점점 얇아지고 주저앉아
그 형체를 잃어가지요. 그 맛이 약간 짭짤하다 보니 다 먹은 후에는 목이 말라 물을 수도 없이 마셨습니다.
그 후에도 그 맛을 잊지 못해 뉴욕이나 보스톤의 다른 장소에서 주문을 했었지만 그렇게 맛있는 맛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퀸시 마켓 주변에는 레스토랑 외에도 수공예품을 파는 작은 가게들이 많이 있었고, 이름 있는 브랜드를
판매하는 스토아들도 여럿 보였습니다. 원래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 공연을 위한 공간도 있었고
커다란 조각상도 보였지만 제일 큰 문제는 주차였습니다. 길거리 주차는 워낙 공간이 한정돼 있어 빈
자리가 거의 없고, 아니면 돈을 내고 공공 주차장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데 그 값이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거길 갈 때는 아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홀가분하게 구경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며 즐길 수 있는 최선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게 여기 저기 기웃거리다 보니 날은

저물고 가로등이 하나 둘 켜지는데 그 광경도 또 다른 즐거움으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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