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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미국)

미국은 신용사회?

by blondjenny 2009. 4. 28.

 

시카고 살 때 한 번은 수퍼에서 물건을 사고 계산을 하고 집에 와서 보니 분명히 케첩을 샀는데 봉지를
다 풀어도 케첩이 보이지 않는 거예요. 아마 담으면서 빠뜨렸나 봐요. 전 그 길로 영수증을 들고 수퍼에
다시 가면서도 별 기대는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고객센타에서 상황 설명을 하고 케첩이 없다니까 그
자리에서 제가 골랐던 케첩을 다시 주는 거예요. 물론 전 받아서 좋았지만 어떻게 제 말만 믿고 물건을
줄 수 있을까 싶어 잠시 어리둥절했어요. 그럴 일은 없겠지만 일부러 하나를 더 받기 위해 나쁜 마음을
먹으면 그런 일도 가능한 거잖아요. 실제로 한국 유학생들이 우편으로 2개가 셋트로 된 그릇을 주문하고는
받은 다음에 하나가 깨졌다고 했더니 또 한 셋트를 보내줘 4개로 짝을 맞췄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또 제가 아는 어느 부인은 미국의 일반 상점에서 옷을 샀는데 집에 와서 입어보니 조금 안 맞는 부분이

있어 약간 손을 봤나 봐요. 그런데 그래도 맘에 안들어 결국 도로 가져가서 환불을 요청했는데 아무 말

없이 환불을 해줬다고 하더군요. 미국에서는 영수증만 있으면 환불에 대해서는 걱정을 안해도 될 정도로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물론 기간이 아주 오래 지났다거나 '환불이 되지 않는다'는 문구가 적혀 있는

상품의 경우는 예외일 수도 있지만요.

 

위의 경우들 처럼 가끔은 이런 신용을 역이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20년 전 한국 사회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일을 이국 땅에서 경험한 저는 '이렇게 믿고 살 수도 있구나' 하는 새롭다고 할까 부럽다고 할까 그런

느낌였습니다. 그 당시 한국같으면 이름 있는 백화점도 그렇지만 더더욱 일반 가게에서는 환불은 커녕

욕이나 안먹고 다른 물건으로 바꿔만 줘도 감지덕지할 때였어요. 지금도 한국에서는 환불 하려면 마치

죄지은 사람처럼 이유를 설명하고 처분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많지요. 미국이라는 사회가 맘에 안드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점은 '사람을 신용하는 사회구나' 하는 느낌이 드는 경우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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