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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미국)

미국과 한국에서 쇼핑할 때

by blondjenny 2009. 4. 23.

 

 

제가 미국서 살기 전에 옷 수출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뉴욕이나 LA, 이태리로 출장을 많이 다녔어요.
출장을 가기 전에 미리 바이어들로부터 자기들이 원하는 스타일의 디자인이나 소재를 받아 가지고
적합한 메이커를 찾아 견본을 만들어 쇼에 전시를 하는 거지요. 그럼 그 견본을 보고 가격이 맞으면
각각의 바이어들이 주문서에 원하는 수량과 색상과 원하는 날짜를 적어 주문을 하고 전 그걸 가지고
한국에 와서 업체에 의뢰를 하여 생산을 하게 됩니다. 출장에서 쇼가 끝나면 각 백화점을 방문하여 그
전 시즌에 우리가 생산한 물건들이 제대로 전시가 되어 팔리고 있는지 현장을 직접 체크하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느낀 것은 외국 백화점에는 계산에 필요한 최소한의 점원 외에는 각 코너마다 점원이
보이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고객들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맘껏 고르고 입어보고 또 다시 걸어놓고.
그래도 누구 하나 뭐라는 사람이 없습니다. 꼭 사지 않더라도 여유있게 즐기며 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반면, 한국에서는 각 코너마다 점원이 들러붙어 있어서 들어가기도 쉽지 않고 한 번 만져보거나 들쳐

보기가 무섭게 이것 저것 권하는 바람에 사지도 않을 것 같으면 미안해서 얼른 도망쳐나오기 일쑤지요.

어쩌다 몇 개를 만지작거리다 그냥 나오게 되면 뒤통수에다 대고 간혹 안좋은 소리도 하고 때론 그게

두려워 조금 맘에 안들어도 그냥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반 수퍼는 더 심각하지요. 이름있는 백화점

지하 수퍼도 일단 각 코너마다 점원이 너무 많아 복잡하고 시장 바닥처럼 외치는 소리는 빨리 빠져

나오고 싶게 만듭니다. 우리나라같이 점원을 많이 쓰면 고용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결국 그 비용은

물건을 사는 소비자가 부담하면서도 유쾌한 쇼핑이 될 수 없음은 분명합니다. 우리는 외국같이 할

수 없는 걸까요?
*위 사진 어디에도 점원은 안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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